韓 국방차관 "못 믿는 나라와는 못 한다"
사회 본 문정인 "갈등이 진행되는 장 돼선 안돼"
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서울안보대화' 본회의 1세션에서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맨 왼쪽)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국제공조'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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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상을 역임한 모리모토 사토시 일본 타쿠쇼쿠대학교 총장은 5일 "최근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한국을 믿지 못하는 나라와 민감한 군사 정보를 교환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모리모토 총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서울안보대화(SDD) 본회의에서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안보대화는 국방부가 매년 주최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다자안보회의로, 2012년 차관급 다자안보협의체로 출범해 올해 8회째다. 특히 올해는 총 56개 국가와 5개 국제기구에서 국방관리 및 전문가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라고 국방부는 전했다.
모리모토 총장이 참석한 본회의 주제는 한일관계가 아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국제공조'였지만 그는 "이 기회에 한가지 구체적인 점을 논의한 후 평화 프로세스를 논의하겠다"며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일본과 한국의 안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일 양자관계가 개선됐을 뿐 아니라 한·미·일 3자 정보공유가 원활해졌다"며 "북한의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결정은) 일본의 무역관련 조치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지만 지소미아 연장과 한일 교역문제는 별개"라고 했다.
모리모토 총장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상황으로,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 한국의 3각관계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래에 지금의 상황을 되돌아볼 기회가 있다면 아마도 심각하고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리모토 총장과 함께 패널에 참석한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정부의 입장을 설명해야겠다"며 "정부는 많은 검토 끝에 안보에 대해 한국을 믿지 못하는 나라와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느냐는 판단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고 했다.
박 차관은 "한국과 일본은 1965년 청구권 협정을 맺었지만 강제징용으로 인한 개인적 피해보상은 별도의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며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가져온 입장을 최근 대법원이 판결을 내린것인데, 일본 정부는 판결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가 대법원 판단에 대해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한국은 삼권분립이 아주 엄격한 국가로,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서 구체적인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갈등이 있던 가운데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로 수출규제를 결정했고, 많은 검토 끝에 한국을 믿지 못하는 나라와 어떻게 민감한 군사교류를 할 수 있느냐는 판단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또 "11월까지 지소미아가 끝난 상황은 아니고 저희 정부는 지속적으로 일본 정부에도 표명한 바와 같이 이런 수출 제한 조치들을 재검토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대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는 양 측의 의견을 듣고 "지소미아 문제는 상당히 예민한, 민감한 사안"이라며 "이번 세션이 갈등이 진행되는 장이 되어선 안된다"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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