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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알바 하려면 우리 옷부터 사라”…탑텐, 유니폼 강매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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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의류 브랜드 ‘탑텐’이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생들에게 유니폼 구매를 강요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탑텐 일부 매장에서 아르바이트생 채용시 유니폼 구매를 강요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탑텐 부산 모 지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A씨는 이날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전화통화에서 "지점장으로부터 매장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유니폼이 필요한데, 탑텐 옷을 2~3벌 정도 직접 구매해 매장에서 입고 다녀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실제 출근 첫날 유니폼 상의 2벌 값으로 6만원을 직접 지불해야 했다"고 말했다. 당시 A씨는 "유니폼을 사지 않으면 여기서 일할 수 없다"는 지점장의 얘기에 차마 불만을 제기하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8일 본사에 유니폼 강매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지만, 아직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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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트위터에 유니폼 강매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글.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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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한 탑텐 매장에서 근무 중이라는 B씨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탑텐에서 일한 2개월 동안 유니폼으로 구매한 옷만 상·하의 합쳐서 10벌, 가격으로 따지면 20만원이 넘는다"며 "본사 지침상 매번 계절에 맞는 옷을 사야 해 앞으로도 더 많은 옷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B씨의 급여는 세전 175만원. 급여 중 약 15%를 유니폼 구매에 사용한 셈이다.

다른 탑텐 아르바이트생들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같은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자신을 탑텐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소개한 C씨는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직원에게는 판매 가격의 30%를 할인해준다고 하지만, 아르바이트생한테는 그마저도 큰 부담"이라며 "하나로 돌려 입기엔 눈치가 보여서 신제품 출시 직후 옷 가격이 가장 비쌀 때 어쩔 수 없이 산다"고 썼다.

탑텐 본사 차원에서 아르바이트생에게 유니폼 구매를 강제하고 있는 정황도 추가로 확인됐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이 입수한 탑텐의 ‘HR(인력개발)/부정행위 처벌'이란 제목의 공지에 따르면 ‘유니폼 미구매’를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 공문은 "탑텐은 부정행위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며 "부정행위는 어떤 경우라도 인정받을 수 없다"고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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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텐이 각 지점에 전달한 공지문. 유니폼 미구매(빨간 원) 등을 부정행위로 간주한다고 나와 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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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강매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직장 내 상하 관계를 이용한 강매로 직원이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치료를 받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됐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유니폼 미구매가 부정행위 처벌 사유로 합당한지를 보고 부당할 경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탑텐 브랜드를 운영하는 신성통상 측은 "매장에서 근무하는 현장직 스태프의 복장은 패션 브랜드 특성상 상의에 한해 탑텐 제품 착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스태프 복장(유니폼)에 대한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내년부터는 입사 후 시즌별로 3벌씩 증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된 공지문에 대해서는 "‘유니폼 미구매’는 ‘유니폼 내역 조작'과 같은 의미로 쓰인 것"이라며 "유니폼을 선(先)지급받은 뒤 결제하지 않는 사건들이 발생해 부정행위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유니폼 강매 논란은 경쟁사인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에도 있었다. 유니클로도 언론을 통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유니폼을 강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1월부터 신입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유니폼 1벌을 제공하거나 자유 복장을 허용하는 식으로 규정을 바꿨다.

전국에 매장 285곳이 있는 탑텐은 일본 불매운동 이후 이른바 ‘유니클로 대체재'로 소셜미디어 등에서 화제가 된 업체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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