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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신생 LCC 3사 이륙준비…면허 취소 피했지만 난기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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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변경으로 면허 취소 위기에 내몰렸던 신생 저비용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가 국토교통부의 조건부 변경면허 발급으로 구사일생에 성공했다. 또 다른 신생 LCC 에어로케이도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나섰다.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는 이륙도 하기 전에 면허가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LCC가 6곳에서 9곳으로 확대되면서 과잉 경쟁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일 관계마저 악화되며 일본 노선 운항 중단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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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 항공기 /에어프레미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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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국토부는 에어프레미아가 대표자 변경에 따라 다시 제출한 변경면허 신청을 받아들여 조건부 변경면허를 발급하기로 했다. 대표이사가 바뀌었지만 면허 취득 당시와 비교했을 때 기준에 미달하거나 결격사유가 없다고 해석했다. 대표이사 변경은 항공운송사업 면허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으로 면허 재심사 대상이 된다.

이날 에어프레미아가 국토부로부터 조건부 변경면허를 발급받으면서 지난 3월 면허를 취득한 신생 LCC 3곳 모두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돌입하게 됐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강병호 대표이사의 3년 연임을 결정하면서 내부 갈등을 매듭짓고 국토부에 운항증명(AOC‧Air Operator Certificate) 신청을 준비 중이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4월 AOC 신청을 마쳤고, 이달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미국‧캐나다‧베트남 등 중장거리 중심 9개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LCC와 대형항공사(FSC) 장점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서비스 캐리어(HSC)’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한 ULCC(초저비용 항공사)를 목표로 하고 있고,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을 통해 외국인의 국내 관광 수요 확보를 노리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는 면허 취소는 면했지만, 아직 운항증명이라는 난관이 남아있다. 지난 3월 면허를 취득한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는 2020년 3월까지 AOC를 신청하고, 2021년 3월 이전에 취항해야 한다.

AOC는 항공사가 안전운항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허가하는 제도다. 운항증명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면허가 취소된다. 조직, 인력, 시설‧장비, 운항관리, 정비관리, 종사자 훈련프로그램 등 안전운항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국토부는 2016년 에어서울 AOC 검사 과정에서 전문감독관 15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해 5개월에 거쳐 107개 분야 1500개 검사항목에 대한 서류‧현장검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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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강원 항공기. /플라이강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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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가 운항증명을 통과해 취항에 나선 이후다. 플라이강원까지 신생 LCC 3곳이 모두 취항할 경우 국내 LCC는 현재 6곳에서 9곳으로 늘어난다. 인구 대비 LCC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도 LCC가 9곳이고, 한국보다 인구가 2.4배 많고 국토가 더 넓은 일본도 LCC가 8개사에 그친다.

출혈 경쟁에 유가 급등 등으로 기존 LCC 6곳은 올해 2분기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20분기 만에 처음으로 적자 274억원을 냈고, 진에어도 2분기 266억원 손실을 냈다.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도 적자 상태다.

LCC 성장을 견인하던 일본발(發) 쇼크도 큰 악재로 꼽힌다. 일본은 항공자유화(오픈 스카이) 지역이기 때문에 노선 개설이 비교적 쉽고, 비행거리도 짧기 때문에 LCC들이 노선을 대거 개설했던 지역이다. 하지만 3분기 시작과 함께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행 여객 수요가 급감했고, 항공사들은 손실을 감수하며 일본 노선을 감축했다.

일본 노선을 계획하고 있던 신생 LCC 3곳의 취항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플라이강원은 2020년 상반기 나리타‧오사카‧나고야, 에어프레미아는 2020년 하반기 오사카‧나리타 취항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2019년 하반기 나리타‧나고야‧기타큐슈, 2020년 하반기 하코다테 취항 계획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 거부 운동 등으로 노선을 개설할 수 있는 지역이 대만, 동남아 등 몇 군데로 정해져 있는데 신생 LCC 3곳이 본격적으로 취항할 경우 출혈 경쟁이 예상된다"며 "결국 한국 항공사끼리 밥그릇 싸움만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조지원 기자(ji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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