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직격탄
화웨이는 20일 메이트30을 전격 공개했다. 메이트30과 프로 버전이며 초광각, 광각, 망원의 트리플 카메라가 지원된다. 프로는 후면에 3D 심도계를 부착했으며 8GB 램, 256GB 저장 공간을 가졌다. 배터리는 4500mAh며 40W 급속 유선 충전 혹은 27W 무선 충전이 지원된다.
프로는 이어폰 단자가 없지만 일반 버전은 이어폰 단자가 있다. 디스플레이는 OLED로 무장했다. 모바일 AP는 기린999가 들어갔다. 5G SoC를 표방하는 기린 990은 최첨단 7나노 EUV 제조 공정으로 제작됐다. 삼성전자는 물론 모바일 AP 시장의 최강자 퀄컴도 아직 8나노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단숨에 7나노, 그것도 TSMC와 협력해 EUV 공정으로 양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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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트30의 기능은 매우 뛰어나지만 문제는 구글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는 점이다. 미국의 제재로 안드로이드 버전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타진했으나, 결국 답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벗어나면 당장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서는 어차피 안드로이드가 지원되지 않아 큰 문제가 없지만, 그 외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버전을 버리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유튜브도 보지 못하고 지메일과 구글맵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 P40을 통해 자체 운영체제 훙멍을 도입하며 승부수를 던진다는 각오지만, 역시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화웨이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당장 기린 999만 봐도 CPU에 영국 암의 A76이 사용된다는 말이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980이 최신 버전인 코덱스A77을 사용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치명적인 약점이다.
결국 원만한 합의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지금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미중 무역전쟁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두 나라의 관계개선이 절실하다는 말이 나온다. 조만간 열릴 미중 무역 실무협상에 화웨이의 기대가 큰 이유다.
화웨이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 및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갖고 "미국은 물론 서방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우리의 5G 기술과 노하우를 전면 개방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 5G 플랫폼 전체의 사용권을 판매할 수 있다"면서 사실상 자사의 모든 것을 개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화웨이는 중국 기술굴기의 선봉장이자 오랫동안 중국 정부와의 유착설에 시달린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자사의 모든 핵심 기술을 미국 등 서방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해 "우리를 믿어도 좋다"는 일종의 신호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저명한 미래학자이자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를 두고 "화웨이가 미국 등 서방에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다(화해와 신뢰를 자신했다)"고 평했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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