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이었던 지난 1일 홍콩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에서 한 미성년자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하자 홍콩 시민들이 다시 거리에 나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 경찰이 실탄으로 시위자를 쐈던 현장 인근 지역에서 홍콩 시위대가 2일 ‘우리 아이에게 총을 쏘지 마세요’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든 채 홍콩 경찰의 무자비한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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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홍콩 경찰이 쏜 총에 고등학생이 중상을 입자 성난 홍콩 시민 수천 명이 중국과 관련이 있는 매장을 급습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샤틴의 한 쇼핑몰을 점거하고 경찰의 실탄 발사에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중국과 관련된 매장에 몰려가 매장을 파손했다. 시위대들은 중국의 대표적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중국명 중국이통) 대리점에 몰려가 대리점을 파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분노가 커졌다. 이들은 대거 수업 거부 절차에 돌입했으며, 출근한 직장인들의 경우 점심시간을 이용해 거리 시위에 동참하기도 했다. 홍콩 경찰이 실탄으로 시위자를 쐈던 현장에서는 플래카드를 든 채 홍콩 경찰의 무자비한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지난 1일 홍콩에서 시위대가 도로에 폐품 등을 모아놓고 불을 지른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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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일 췬완 지역에서 고교 2학년 학생인 청즈젠은 쇠막대를 휘두르다 경찰이 쏜 실탄에 가슴을 맞아 중태에 빠졌다. 지난 6월 송환법 반대 시위 시작 후 경찰의 실탄에 시민이 부상을 입기는 처음이다. 청즈젠은 퀸엘리자베스병원으로 이송돼 몸에 박힌 탄알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사건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에 따르면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청즈젠이 쇠막대를 휘두르자 경찰관이 돌아서면서 그의 가슴을 향해 권총을 쏘는 모습이 담겼다. 총구와 청즈젠의 거리는 불과 30㎝ 남짓이었다.
이 사건이 벌어지자 홍콩 시위대 수천 명은 2일 밤늦게까지 시내 곳곳에서 보도블록과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이며 분노를 표출했다. 시위대는 실탄 사격을 갚아야 할 ‘피의 빚(a debt of blood)’으로 규정하고 경찰 공격, 화염병 투척, 방화, 관공서와 지하철역 파괴 등에 나섰다.
1일 홍콩에서 '국경절 애도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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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세계 쇼핑 중심지로 불렸던 홍콩은 점차 ‘유령도시’가 되고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시위로 인해 홍콩의 소매업계는 사실상 마비 상태다. 1일 시작된 시위로 25개가 넘는 쇼핑센터가 문을 닫았으며, 91개 지하철역 가운데 41개 이상이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MRT의 도시 네트워크 45%가 마비됐다.
대표적인 쇼핑 메카인 코즈웨이베이에 밀집한 백화점과 쇼핑몰은 모두 문을 닫는 바람에 1년 전보다 방문객이 90%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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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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