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 수십명이 이날 새벽 4m 높이의 ‘자유여신상’을 짊어지고 사자산 정상으로 운반했다. 사자산 정상의 높이는 500m에 이른다. 자유여신상 설치를 맡은 이들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자원봉사자 20여명이 4시간에 걸쳐 자유여신상을 운반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13일 홍콩 시위대가 홍콩 랜드마크 사자산 정상에 4m 높이의 ‘홍콩 자유여신상’을 설치했다. /EPA 연합뉴스 |
자유여신상은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시위 진압용 무기인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한쪽 눈이 실명된 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다. 자유여신상은 방독면과 고글을 쓰고, 한 손에는 우산을, 다른 손에는 ‘홍콩 해방, 시대 혁명’이라는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 한쪽 발은 최루탄을 밟고 있다.
자유여신상 설치팀은 이 조형물이 불의와 부당한 폭력에 굴하지 하고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겠다는 홍콩 시민의 의지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자유여신상은 최근 홍콩 시위 곳곳에서 홍콩 민주화의 상징으로 등장했다.
설치팀은 사자산이 과거 홍콩인들의 자랑인 ‘홍콩정신’의 발원지라고 강조하며 "이번 행동이 홍콩 사회에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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