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선택지를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 6월 제안한 ‘1+1 안’(양국 기업 재원 조성) 이외의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5일 요미우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태국 방콕에서 아베 총리와 가진 11분 동안의 환담에서 “일본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말씀드리고 있는 것이 (해결책의) 전부가 아니며 여러 가지 선택지를 생각할 수 있다. 계속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를 대화 창구로 삼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일·한 청구권협정에 관한 원칙을 바꾸는 것은 없지만, 대화는 계속하자”고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일본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도쿄 와세다(早稻田)대 특강에서 “징용 문제 해소를 위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여러 법안을 종합한 단일안을 제안하려 한다”며 한·일 기업 기부금과 국민 성금, 화해·치유재단의 잔여기금으로 재원을 마련해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에 위자료를 지급하는 내용의 방안을 제안했다. 문 의장은 “양국의 책임 있는 기업뿐 아니라 그 외 기업까지 포함한 자발적 기부금에 양국 국민의 민간 성금 형식을 더하겠다”며 “화해·치유재단의 잔액 60억원을 포함하고, 기금을 운용하는 재단에 대해 한국 정부가 출연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의장이 강연 중 지난 2월 ‘일왕 사죄’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일본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소녀상 말뚝’ 테러범 스즈키 노부유키(鈴木信行)와 함께 앉아 있던 남성이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외치면서 강연장이 잠시 술렁였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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