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 조직 ‘촛불 하나’ 발대식…‘윤석열 사퇴’ ‘황교안 구속’ 등 주장
23일엔 ‘광화문 탈환 집회’…30일 대규모 ‘여의도 촛불집회’ 참여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을 위해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 여의도로 나뉜 촛불을 하나로 모으자"며 ‘촛불 하나’라는 이름의 산하 조직을 발족했다. 대진연은 지난달엔 ‘황교안 구속실천단, 대황장 파티’라는 조직을 만들어 3주간 선전전을 벌이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을 때려잡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진연은 지난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환영 대회를 주도하고, 지난달엔 주한 미대사관저를 무단 침입했던 대표적인 반미·친북 성향 대학생 운동권 단체다. 이들이 ‘검찰개혁’ 이슈와 맞물려 거듭 신규 산하 조직을 만들었다가 해체하길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검찰개혁·적폐청산 대학생 실천단’ 발대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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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하나’ 실천단 발족…"30일 여의도 촛불단결로 ‘검찰개혁·적폐쳥산’ 이루자"
대진연은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검찰개혁·적폐청산 대학생 실천단 ‘촛불 하나’ 조직 발대식을 진행했다. ‘촛불 하나’라는 조직명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시작된 이른바 ‘조국수호’ 촛불집회가 서초동과 여의도로 나뉘어진 상황에서, 이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정했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18일부터 서울 신촌, 대학로 등에서 1인 시위와 행진도 진행해왔다.
촛불 하나 측은 이날 "적폐 세력들의 준동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국민의 생계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 전 장관 수사하듯 세월호 수사를 했으면 진상규명이 됐을 것" "윤석열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적폐 중의 적폐인 자유한국당의 우두머리 황교안 구속이 적폐 청산의 시작" 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은 적폐세력 존망을 가르는 분수령"이라며 "진실을 알리고 흩어진 촛불을 모아 두 번째 촛불혁명을 안아오겠다"고 했다.
실천단원들은 "윤석열은 사퇴하고 검찰개혁 즉각 시행하라" "황교안을 구속하고 적폐청산 이뤄내자" "11월 30일 여의도 촛불단결로 검찰개혁·적폐청산 이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른바 ‘조국 수호 촛불집회’를 주도한 개싸움 국민운동본부는 오는 30일 여의도에서 ‘대형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구속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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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윤석열 때려잡자"던 산하 조직 해산 후 2주 만에 새 조직
대진연은 2017년 3월 ‘한국대학생연합’ ‘대학생노래패연합’ 등 대학 운동권 단체들이 연합해 만든 단체로 반미·친북 성향 시위를 이어왔다. 지난달엔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종대왕상을 기습 점거해 반미 시위를 벌였다. 또 주한미대사관저에 기습 침입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한미대사관저 침입 사건으로 대진연 회원 등 4명이 구속됐고, 15명이 입건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대진연은 황 대표를 비롯해 한국당에 대한 비난도 이어왔다. 지난 2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장 앞에서 민주노총 등과 함께 기습시위를 벌였다. 지난 4월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 사무실을 점거하는 등 한국당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 등에서 수차례 농성도 했다.
지난달 18일 오후 3시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 담장에 사다리를 대고 관저 안으로 넘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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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 전 장관 지명과 함께 논란이 불거진 뒤부터는 ‘검찰개혁’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른바 ‘조국 수호 촛불집회’에도 수 차례 참여했고, 지난 14일에도 호소문을 내고 "단결해 촛불혁명을 완수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대진연은 지난달 14일 ‘황교안 구속실천단, 대황장파티’라는 조직도 만들고 활동했다 ‘대황장파티’라는 조직명은 어이없는 상황을 일컫는 ‘대(大)환장파티’라는 신조어와 황 대표의 성(姓)을 합친 것으로 보인다. 구속실천단은 게임 용어를 빌어와 황 대표를 ‘보스몹(보스 몬스터·boss monster의 줄임말)’, 윤 총장을 ‘중간 보스몹’ 등으로 부르며 "때려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황장 파티는 약 3주간 활동 후 지난 4일 해산했다. 해산 후 2주 만에 사실상 같은 주장을 하는 ‘촛불 하나’라는 새 조직을 만든 것이다. 촛불 하나 실천단 역시 다음달 7일까지만 활동할 예정이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앞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제12차 검찰개혁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들은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법안 통과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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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되찾아오자"며 23일에도 촛불집회 예고
대진연은 "수구세력에게 빼앗긴 광화문광장을 되찾자"며 발족한 ‘광화문촛불연대’에도 참여했다. 이들은 오는 23일 광화문광장에서 오후 6시부터 ‘광화문 촛불문화제’를 열고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 검찰개혁, 적폐청산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지난 18일 광화문촛불연대 발족 기자회견에서 김한성 대진연 상임 대표는 "3년 전 광화문 광장은 박근혜 퇴진과 적폐청산을 위해 추위에 온몸을 떨면서도 마음만은 따뜻했던 곳"이라며 "매주 주말 적폐세력이 이 광장에서 난동을 피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3년 전 따뜻했던 봄을 망치고 있는 세력을 가만히 두어선 안 된다. 다시 청산해야 할 때가 왔다"고 했다.
이들도 △검찰 개혁,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사법개혁안 국회 통과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인상과 일본과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등 부당한 압력 반대 △민주대개혁을 위한 제2의 촛불대항쟁 전개 등 대진연의 주장과 동일한 활동 목표를 제시했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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