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5일 자유한국당에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 설치된 황교안 대표 단식 농성 천막을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 뜻이냐"며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이 25일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보내왔다며 공개한 문자메시지. /김도읍 의원 제공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이날 한국당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분수대광장이 천막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며 "황 대표님의 힘든 상황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오랜기간 집회를 이어오시던 분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규정상의 문제가 있어서 경찰을 비롯해 실무자들고 고충이 크니 자진철거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지난 20일 단식 농성을 시작한 황 대표는 청와대가 경호상의 이유로 천막 설치를 금지하자 21일까지는 천막 없이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농성을 벌이다 밤에는 국회로 돌아가 본관 앞 천막에서 잠을 잤다. 그러다 22일부터는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기온이 떨어지면서 황 대표 기력이 급격히 나빠지자 한국당에서는 천막을 쳤다.

이에 대해 김 비서실장은 통화에서 "김 비서관에게 '문 대통령의 뜻인지 확인해달라'고 답장을 보냈다"며 "만약 그렇다고 하면 그때가서 (황 대표 단식 농성) 천막 철거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당장은 천막을 철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 엿새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새 단식 천막이 설치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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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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