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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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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70주년 나토에 "방위비 더 내야"…韓日에도 무차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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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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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동맹을 향해 방위비 분담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며 무차별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동맹국이 미국에 의존해 자국 안보에 필요한 방위비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는 '무임승차론'을 부쩍 강조하며 동맹을 향한 전방위 압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3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대표적입니다.

이번 회의는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이자 세계 최대의 군사동맹인 나토 창설 7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가 돼야 정상이지만, 회원국들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방위비 관련 발언에 잔뜩 긴장하는 표정입니다.

줄곧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이 적다는 불만을 표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우리는 너무 많이 내기 때문에 공정한 상황이 아니"라며 방위비 증액 압박을 공언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과 캐나다가 2016년부터 추가로 투자한 방위비가 1천300억 달러에 이르고 2024년 말까지 누적 증가액이 4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오는 2024년까지 나토 회원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늘리기로 약속한 가운데 올해 9개국이 해당 방침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과 나토 회원국은 이번 정상회의 전 나토 예산 중 미국 부담분을 기존 22%에서 16%로 낮추기로 합의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 관리'에 나서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등을 통해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을 노골적으로 요구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GDP 대비 방위비 지출 비율이 가장 높고 GDP의 1%도 쓰지 않는 회원국이 있다고 비판한 뒤 "공정하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리더십 부재 등을 언급하며 나토가 뇌사상태에 빠져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아주 못된 발언"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무역분쟁 가능성을 제기했고, 특히 나토 회원국이 2024년까지 GDP 2% 수준으로 방위비 지출을 늘리기로 한 것이 너무 적은 만큼 4%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나토에 그치지 않고 한국과 일본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을 보호하는 데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상당히 더 내는 게 공정하다고 본다"고 압박했습니다.

특히 주한미군 전부를 계속 주둔시키는 게 미국의 안보이익에 부합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그건 토론해볼 수 있는 것이다.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방위비 협상에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는 나라가 한국 외에도 5개국이 더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사례를 예시했습니다.

미국은 사우디가 이란 등으로부터 석유시설 공격을 막도록 800명가량이던 병력을 3천 명 정도로 늘렸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이 비용을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고 주장하며 '모범 사례'로 꼽았습니다.

또 일본에 대해서는 "친구인 아베 일본 총리에게도 말했다. 당신이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고, 우리가 많은 돈을 내고 있고 당신네(일본)는 부자나라라고 했다"면서 "그는 많은 것을 할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지난달 중순 미국이 주일미군 주둔 비용으로 80억 달러를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도 미국이 현행 5배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는 동맹을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로 구분한 뒤 부자나라의 경우 미국 군사력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만큼 방위비를 대폭 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류희준 기자(yoo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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