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치' 등 대부분 反中 성향… 시진핑 상징 곰돌이푸도 많아
홍콩 시위대가 중국 가전 업체 샤오미 매장 벽에 쓴 ‘나이공(女爾共·중국 공산당 앞잡이라는 은어)’이라는 글과 돼지 그림 낙서. /EPA 연합뉴스 |
80만명이 거리로 몰려나온 8일 홍콩 시위에서 시위대는 센트럴 지역 중국은행 건물에 몰려가 스프레이로 'V'자와 함께 '공산주의자를 몰아내자'라고 썼다. V는 독재 국가에 대한 저항을 모티브로 한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 주인공의 상징이다. 시위대는 몽콕 지역에 있는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 매장 벽에는 '나이공(女爾共)'이라는 글과 함께 돼지 그림을 그렸다. '젖(女爾)'이라는 뜻과 공산당(共)을 합친 '나이공'은 중국 공산당에 잘 보이려 한다는 시위대 은어(隱語)이다. 샤오미가 공산당 앞잡이라는 비판인 것이다. 돼지는 시위대가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사이트 'LIHKG'의 캐릭터다. 시위대를 상징한다. 홍콩 시위가 6개월째 접어들면서 시위대는 다양한 그라피티(낙서)와 포스터로 자신들의 주장을 전하고 있다. 체포 첸 홍콩 링난대 교수는 "시위대의 생각을 이해하고 싶으면 거리 그라피티를 보라"고 했다.
시위대가 남긴 그라피티나 포스터는 강한 반중(反中)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다. "독재에 저항하라" "폭도는 없다, 독재만 있을 뿐"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라는 문구나, 중국을 나치에 비유한 '차이나치' 등이 대표적이다. 만화 캐릭터 '곰돌이 푸'가 꿀단지를 들고 있는 포스터나 그라피티도 자주 볼 수 있다. 곰돌이 푸는 시진핑 주석을 상징하는데, 그가 권력(꿀단지)을 독점했다는 의미이자, 중국의 사상 검열을 비판하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곰돌이 푸가 시 주석에 대한 풍자로 쓰이자 인터넷 검색을 차단했었다. 시위대는 홍콩 지하철에 '당티에(黨鐵)'라는 낙서도 남겼다. '공산당의 철도'라는 뜻으로 홍콩 지하철이 시위를 막기 위해 단축 운행을 했다고 비판하는 의미다.
일부 그라피티는 시위대 자신을 나타낸다. '개구리 페페'가 대표적이다. 미국 작가인 맷 퓨리가 만든 슬픈 표정의 개구리다. 미국에서는 극우주의자들 사이에 널리 쓰인 것이, 역설적이게도 홍콩에서는 '슬픈 홍콩인'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각광을 받고 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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