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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삼성전자 공장 철수로 中 후이저우 지역 상권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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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중국 광둥성에서 30년 가까이 운영하던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하면서 인근 상권과 지역경제에 타격이 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삼성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스마트폰 생산 기지를 베트남과 인도로 옮긴 상황이다.

조선일보

지난 10월 31일 서울의 한 지하철역 안 삼성전자 광고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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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 기지인 광둥성 후이저우(惠州) 소재 공장 가동을 지난 10월 중단한 이후, 인근 식당이나 점포 60%가량이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된다. 식당과 약국, 슈퍼마켓, 편의점, PC방, 호텔 등 인근 상권은 대부분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의 소비에 의존해 왔으나 공장이 떠나면서 폐업 점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2년 8월 한국과 중국의 국교 수립과 함께 후이저우 휴대전화 공장을 가동했으며, 2007년부터 스마트폰을 생산해왔다. 2017년 후이저우 공장은 6257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 물량의 17% 물량이다.

하지만 중국 성과가 부진해지면서 삼성전자는 중국 내 생산시설을 계속 감축해왔으며,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마침내 지난 10월 후이저우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후이저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리빙 씨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철수하기 이전에는 월 6만~7만 위안(약 1000만~1200만원)까지 매출을 올렸지만, 지금은 하루에 고작 몇백 위안만 손에 쥘 수 있다"며 "저녁에 두세 테이블만 손님이 있는 게 전부"라고 밝혔다.

후이저우와 100km 떨어진 광둥성 둥관(東莞)에 있는 한 로봇 제조업체는 삼성 측의 제품 주문을 받지 못해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고, 직원들에게 단축 근무를 시키거나 3개월 동안 장기 휴가를 보내고 있다.

SCMP에 따르면 광둥성에서 최소 100여개의 협력사 공장이 삼성의 추가 수주를 받지 못해 문을 닫았으며, 한 달 동안 평균 15~16일 일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협력사 직원 약 3000여명은 갑작스럽게 회사로부터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삼성 공장 철수로 인근 부동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인근에 6∼7층짜리 주거용 아파트 빌딩 100채 정도가 있는데, 대부분 삼성 공장 직원들이 살았다"며 "삼성 공장이 문을 닫자마자 가격이 폭락했지만, 사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유령 도시’처럼 많은 집들이 비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후이저우 지역 주민들은 삼성이 떠난 자리에 다른 기업의 공장이 들어오기를 바라지만, 지역 정부와 주민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삼성을 대체할 기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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