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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서울시의회, 공무원에 ‘성희롱·갑질’ 논란…결국 유감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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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처리 방식 문제있다", "피해자 코스프레 마라" 질책도

서울시교육청 공무원에게 "미모가 곱다"며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장학관에게 삶은 달걀 등을 집어던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유감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일부 시의원들은 사과는커녕 교육청 공무원들의 업무 태도를 또다시 비판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장인홍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올해 마지막 교육위 정례회의를 열고 "최근 언론 보도 내용과 관련해 상처를 받은 교육청 공무원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시의원들은 이날 회의에 배석한 서울시교육청 실·국장 4명 등 직원들을 향해 "교육청 공무원들의 일처리 방식에 정말 문제가 있다.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 "의원들의 표현이 공무원들 입장에서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이를 언론에 제보해 갑자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의원들을 이상한 사람들로 변질시켰다"고도 했다.

조선일보

/일러스트=김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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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은 지난 6일 서울시의회가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을 심의하는 회의에서 촉발됐다. A 의원은 예산안 설명을 위해 배석한 교육청 기획조정실장에게 "미모가 고우셔서 자꾸 기조실장님하고만 얘기하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회의를 진행하던 노식래 예결위 부위원장은 속기사에게 "A 의원의 발언 중에 오해 살만한 발언이 있어 속기록에서 삭제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의원이 교육청 공무원들에게 음식물 등을 던진 일도 있었다. B의원은 교육청 관계자를 집무실로 불러 대화하던 중 휴대전화를 집어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C의원은 시의회에서 유아체험교육비 예산안을 삭감하자 재고를 요청하러 찾아간 여성 장학관에게 "회의실에서 나가라"고 소리지르며 먹고 있던 삶은 계란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장 위원장은 정례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번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교육청의 비협조로)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갈등이 많았고 실제로 언론에 보도됐다"면서 "앞으로 상호 존중과 배려를 통해 잘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의원들의 별도 사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희롱성 발언을 했던 A 의원은 지난 15일 정례회의에서 "본인이 지난 6일 특정 공무원에게 했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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