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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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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불출마 선언 한선교·여상규, 황교안 향한 메시지는 정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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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黃 체제 힘 더해주기 위해 결심"
여상규 "黃 지도부, 가진 것 다 내려놔야"

자유한국당 한선교(4선·경기 용인병) 의원과 여상규(3선·경남 사천·남해·하동) 의원이 2일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황교안 대표를 향해 내놓은 메시지는 정반대였다. 한 의원은 "황 대표에게 힘을 더해주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반면 여 의원은 "당지도부가 무기력했다"며 황 대표 퇴진 후 비상대책위 구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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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눈물을 흘리며 단상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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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친박'서 '친황 핵심'된 한선교, "黃체제 더 공고해져야"

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적으로, 저의 능력으로, 당의 사정으로, 특히 이 나라의 형편을 볼 때 저는 지금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4선 중진의원으로서 마땅히 그만둬야 할 시기에 그만두는 것"이라면서 "저의 작은 결심이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자유 대한민국 우파를 지지하는 국민 여러분께 크게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바람"고 말했다.

그는 불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지금 한국당 주변에서 10개월여 진행된 '황교안 체제'에 대한 여러 비난과 비판이 많다. 터무니없는 말도 많다"면서 "저는 지난 2월 황 대표가 첫 번째로 인사한 대상자다. 첫 번째 사무총장으로서 황교안 체제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 오늘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선거법·공수처법이 통과된 후 '황교안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황교안 체제'가 더 공고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황 대표가 취임한 후 첫 당직 인사로 사무총장에 임명한 그는 황 대표의 성균관대 1년 선배다.

한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 대표가 정치인으로 10개월을 지내면서 강한 야당 지도자상은 보여주지 못했어도, 죽음을 각오한 단식 투쟁 등 진정성을 보여줬다"며 "그 분이 나아가고 생각하는 길이 틀리지 않다고 느껴왔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의 방패막이가 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황 대표가 창당 수준의 공천 쇄신을 하기 위해 저의 작은 희생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다가 눈물을 보였다. 그는 "탄핵에 찬성했으면 악(惡)이고, 반대했으면 선(善)이라는 논란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저를 가장 사랑하고 격려해줬고, 제가 존경했던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다는 인간적인 정이 오늘 저를 눈물 흘리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탄핵에 반대했지만, 그 탄핵을 막지 못한 중진 한국당 의원으로서 대단히 잘못한 것"고 했다.

한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해 만드는 위성 정당 '비례자유한국당'으로 가느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비주류 여상규, "책임지겠다는 당 지도부 없어⋯ 모두 내려놓고 비대위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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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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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의원은 한 의원에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법률지원단장 등을 지냈고 20대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이다.

여 의원은 불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선거법과 공수처법 같은 악법이 날치기 통과되는 현장에서 한국당은 매우 무기력했다"며 "몸으로라도 막아내야 했는데 당 지도부는 국회의원들에게 전혀 용기를 북돋아주지 못했다. 선진화법을 걱정하는 의원들에게 '책임지겠다'는 당 지도부는 단 한 명도 없어서 심한 불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보수통합과 관련해서도 "당 지도부가 자유 진영 빅텐트 통합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집권여당의 폭거를 초래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 진영이 이렇게 코너로 내몰리고 있는데 자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당 대표를 포함해 한국당 전체 의원들까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빅텐트 하에 순수하게 모여 당명까지도 빅텐트에서 정해야 한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해서는 "당연히 비대위 체제가 상정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당 지도부가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익을 무시한 채 오직 당파적 이익만을 좇기 위해 온갖 불법과 탈법을 마다 않는 작금의 정치 현실, 나아가 오직 내 편만 국민이라 간주하는 극심한 편 가르기에 환멸을 느꼈다"며 "'법치'와 '협치', 그리고 '국익'을 포기한 국회에 더 이상 제가 설 자리는 없다. 또한 이러한 망국적 정치 현실을 바꾸거나 막아낼 힘이 저에게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연부역강(年富力强)한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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