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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바른 검찰 만들 것”… 공수처·秋장관 언급은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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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충원 참배로 새해 일과 시작/ “반칙·불법엔 엄정한 대응 필요”/ 文대통령 개혁 언급 檢 내부 술렁

    세계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대검 신년 다짐회'에서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2020년 새해를 조용하게 맞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2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순국 선열을 참배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윤 총장은 방명록에 “국민과 함께 바른 검찰을 만들겠다”고 적었다. 그는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 인사와 관련해 의견을 낼 계획이 있는지’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으나 답하지 않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은 이날 나란히 현충원을 방문했으나 시간대가 달라 마주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어 대검찰청 신년회에 참석했으나 미리 발표한 신년사만 읽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국회 통과나 추 장관 임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윤 총장 주재의 ‘신년다짐회’를 개최했다. 윤 총장은 “올해 검찰 안팎의 여건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12월31일 발표한 신년사만 읽었을 뿐 현안에 대한 발언은 피했다. 신년사에는 4·15 총선과 관련해 “금품 선거, 거짓말 선거, 공무원의 선거 개입 등 선거 범죄에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자”거나 “누구라도 돈이나 권력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하는 반칙과 불법을 저지른다면 철저히 수사해 엄정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윤 총장은 신년사 낭독을 마친 뒤 검찰 간부들 및 직원들과 새해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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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조국에 헌신하신 선열의 뜻을 받들어 국민과 함께 바른 검찰을 만들겠습니다”고 쓴 방명록. 뉴시스


    검찰 내부에선 윤 총장이 참석한 정부 신년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추 장관이 검찰개혁 의지를 잇달아 강하게 표명하자 술렁이며 긴장하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해 ‘윤석열 검찰’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추 장관이 검찰의 수사를 의사의 수술에 비유한 건 현재 진행되는 정권 관련 수사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총장이 신년사에서 “검찰 구성원들의 소신을 지켜드리겠다”고 말한 것은 이와 맞물려 묘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윤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회에서 추 장관과 별도 인사를 나누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을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뒤 윤 총장이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넸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 자리에는 여러 부처 장관과 기업인 등 다수가 참석했기 때문에 일일이 인사를 나누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지만,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예고한 추 장관과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 중인 윤 총장 간 긴장 관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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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2020년도 신년 다짐회에서 신년사를 마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3일 열릴 법무장관 취임식에는 관례에 따라 검찰총장이 참석하지 않기 때문에 둘의 만남은 당분간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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