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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20대 총선 '막장 공천'에 文정권 탄생, 책임자들 불출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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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유승민엔 "통합 화두 공유하면서도 小利에 집착해 머뭇거릴 때 아니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3일 "20대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당시 최고위원과 공천관리위원들, 그리고 당이 이 지경이 되는 데 책임 있는 중진들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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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책임 있는 인사들이 4·15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새로운 인물 수혈에 앞장서는 게 당과 국민과 국가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한국당의 전신인 옛 새누리당 대표를 지냈다. 당시 청와대 등 친박(親朴) 여권 주류와 공천 갈등을 겪으면서 파동이 일었고, 결국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122석을 얻어 원내 1당 자리를 더불어민주당(123석)에 내줬다.

2016년 총선 공천 때 김 의원과 대립한 친박 주류 인사는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한구 당시 공천관리위원장, 또 최고위원단을 구성했던 친박 주류 측 서청원·김태호·이정현 의원과 이인제 전 의원, 당시 원내대표인 원유철 의원, 그 밖에 최경환(구속 수감중) 전 의원과 윤상현 의원 등이 있다. 김 의원이 이날 '책임 있는 인사 불출마'를 주장하고 나온 것은 자신은 물론, 이들의 동반 불출마를 요구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정당은 선거를 위해 존재하고, 선거에서 패배하면 지난 연말 국회에서와 같은 치욕만 남는다"며 "4·15 총선 승리와 대한민국을 위해 지금은 결단해야 할 시간이다. 결단의 해답은 오직 하나, '우파 정치세력의 대통합'"이라고 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요구에도 이들이 스스로 불출마를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공개적인 불출마 요구는 앞으로 있을 당 공천심사 과정에서 이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도 있어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설령 이들이 공천을 신청하더라도 당에서는 '공천 배제'를 하는 것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공천은 '진박(眞朴) 감별' 논란 등 '막장'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친박·비박계간 극심한 파동을 겪었다. 그 바람에 2016년초 180석까지 장담했던 새누리당은 총선 결과 원내 1당 자리를 민주당에 빼앗겼다. 여기다 친박·비박 간 골이 깊어지면서 그해 말 최서원(옛이름 최순실) 국정농단 파동이 터진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까지 촉발하는 후과(後果)를 낳았다.

하지만 그 뒤로도 양 세력은 분당(分黨), 복당(復黨)을 거치는 혼란을 겪었고 여전히 공천 파동의 책임을 놓고 친박·비박계는 서로 으르렁대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당시 최고위의 주류 세력들은 청와대의 입맛에 맞는 인물에게 공천을 주는 '하명 공천'이 이뤄지도록 적극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이 탄생한 결정적 계기는 20대 총선 당시 '막장 공천'에 있었다"며 "그 결과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에서 패배했고, 제1당 지위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고 했다.

반면 당시 친박계 주류 인사들은 "김 의원이 여당 최고 정치인인 박 당시 대통령의 영향력을 인정하지 않고 상향식 공천을 고집하는 등 독단을 보였고 공천 막판 옥새(玉璽) 파동을 일으켜 총선을 망친 책임이 크다"며 김 의원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또 강성 친박 인사들은 당시 비박계를 이끌던 김 의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에 찬성했다며 '사탄파(사기탄핵파)'라 공격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이 여전히 잠복한 상황에서 김 의원이 옛 친박 핵심들의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만큼, 김 의원이 단순히 이들에 대한 불출마를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모종의 정치적 움직임을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대표적인 보수대통합파다. 그런 그는 자신을 포함한 박근혜 정권 실패에 책임 있는 인사들의 퇴진 없이는 재건의 의미를 갖는 보수통합을 이뤄내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옛 친박 핵심들이 21대 총선에도 나서려 한다면 국민 앞에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렇다면 추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했다.

김 의원의 이날 메시지가 단순히 옛 친박 핵심인사들을 넘어 황교안 대표에게 보내는 것이란 해석도 있다. 황 대표가 '통합'과 '혁신'의 화두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과감한 인적 혁신을 통해 통합에 나서라는 메시지란 것이다. 옛 친박계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김 의원과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유승민 의원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조건 없는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비박계 의원은 "김 의원이 20대 총선 공천 파동 책임자들의 불출마를 공개 요구한 배경에는 황 대표가 이들로부터 벗어나 과단성 있는 통합에 나서란 뜻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황교안 대표, 유승민 의원 등 우파 보수를 대표하는 정치 리더들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며 "통합의 화두는 공유하면서도 소리(小利)에 집착하면서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가는 길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파 보수가 분열해야 좌파 집권이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문재인 좌파 사회주의 세력을 도와주는 이적 행위"라고 했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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