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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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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남북관계 후퇴 염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노력" 미·북 협상 교착속 마이웨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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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신년사]

"남북 협력 증진시킬 현실적인 방안 모색 절실"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답방 추진 의사 거듭 밝혀⋯ 철도·도로 연결, 접경지역 협력,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2032년 올림픽 공동유치, DMZ 유네스코유산 공동등재도 제안
"공수처, 법 앞에 특권 누리지 못하게 하는 장치⋯ 수사권 조정 등 권력기관 개혁 완성할 것"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
"시행령 제·개정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 정착시킬 것"
"극단주의 배격되고 보수·진보 서로 이해하며 손잡을 수 있어야"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 1년간 남북 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접경지 협력과, 도로·철도 연결 사업 추진을 통해 남북 간 관광 재개와 북한의 관광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뜻도 밝혔다. 김정은 답방을 위한 노력과 함께 도쿄 올림픽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올해는 이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인 남북 교류·협력 확대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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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미 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과 북 모두 북·미 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북·미 대화가 성공하면 남북협력의 문이 더 빠르게 더 활짝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북·미 대화의 교착속에서 남북 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북·미 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과 북 사이의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며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대북 제재 틀 밖에서 남북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협력 사업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구체적인 남북 교류협력 방안도 제안했다. 우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며 "지난 한 해, 지켜지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기대에 못미친 이유를 되짚어보며 한 걸음이든 반 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8000만 겨레의 공동 안전을 위해 접경지역 협력을 시작할 것도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는 김정은이 작년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생태 환경을 철저히 보호하기 위한 결정적 대책을 세우고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인 위기관리체계를 세우는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한 것으로 보인다.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또 스포츠 분야 교류 협력 과제로 평양 정상회담 당시 합의한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거듭 강조했다. 또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제1회 동아시아 역도 선수권대회’와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에 북한의 실력있는 선수들이 참가하길 기대하며 ‘도쿄올림픽’ 공동입장과 단일팀을 위한 협의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철도·도로 연결 사업과 관련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남북이 함께 찾아낸다면 국제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 간의 관광 재개와 북한의 관광 활성화에도 큰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대비한 서울·평양 간 도로·철도 연결 사업 필요성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는 이미 씨름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동등재한 경험이 있다"며 "비무장지대는 생태와 역사를 비롯해 남북화해와 평화 등 엄청난 가치가 담긴 곳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는 우리가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호응을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북미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며 "무력의 과시와 위협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계속된 북한의 군사적 도발 움직임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미국과는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방한이 예정되어있는 만큼, 한중관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양국 간 협력관계를 한층 미래지향적으로 진화시켜 가겠다"며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한다면 양국 관계가 더욱 빠르게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러시아는 신북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며 "양국 수교 30주년이 되는 올해, 신북방 외교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 누구나 법 앞에 특권 누리지 못하게 하는 장치"

문 대통령은 작년 연말 더불어민주당과 범여 군소야당이 강행 처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서는 "누구나 법 앞에서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평등하고 공정하게 법이 적용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라며 "수사권 조정법안이 처리되어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법과 제도적 기반이 완성되면 더욱 공정한 사회가 되고 더욱 강한 사회적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과 함께하는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법적, 제도적, 행정적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주택 공급의 확대도 차질없이 병행하여 신혼 부부와 1인 가구 등 서민 주거의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법 개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행령 등의 제·개정을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정착시키고 대기업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할 수 있는 기반을 곧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기업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상법 개정 등 공정경제를 위한 법 개정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내부적으로 더 통합적이고 협력적인 사회가 되어야만 경쟁에서 이겨내고 계속 발전해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단주의는 배격되고 보수와 진보가 서로 이해하며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저부터 더 노력하겠다. 확실한 변화를 통한 상생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더 자주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아름다운 변화는 애벌레에서 나비로 탄생하는 힘겨운 탈피의 과정일 것"이라며 "이제 나비로 확실히 변화하면, 노·사라는 두 날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라는 두 날개, 보수와 진보라는 두 날개, 남과 북이라는 두 날개로 상생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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