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 뺑소니 사고를 낸 30대가 항소심에서 피해자 측과 합의를 했다는 이유로 감형을 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해당 피해자의 과실이 크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유남근)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심모(30)씨에 대해 9일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일러스트=정다운

심씨는 지난해 5월 2일 새벽 1시 54분 쯤 서울 성동구 마장로 인근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67%의 음주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던 중 도로 가장자리에 서 있던 A씨를 차로 치어 뇌출혈, 광대뼈 함몰,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고 후 도주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고로 인해 인지기능 저하, 언어장애, 보행장애 등으로 정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다. A씨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홀어머니를 돌보던 청년가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심씨 측은 지난해 9월 3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검찰 측은 항소하지 않았다. 심씨는 항소장을 제출하며 "죄는 모두 인정하지만 피해자와 1심 당시 합의를 진행하지 못해 합의를 위해 형식상 양형부당의 항소장을 냈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혈중알콜농도 0.167%로 술에 취해 운전하던 중 갓길에 있던 피해자를 치고 도주했다"며 "피해자는 중한 상해를 입어 현재도 입원치료를 하고 있고 인지기능 등이 저하되는 등 후유증이 심해 이에 맞게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측과 합의를 했고 초범이라는 점, 또 반성하는 점을 종합해볼 때 원심형이 무거워 파기한다"며 1심보다 1년 6개월 감형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나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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