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와 OTT서 쩐의 전쟁 벌어질 수 있어"
각 통신사 별 상황 달라...SKT 공격적 행보 눈길
OTT 영역서도 합종연횡 벌어질 가능성 높아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가 20일 전체회의를 통해 SK텔레콤 산하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를 승인하며,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에 주목하는 한편, OTT까지 아우르는 업체들의 새 판 짜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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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3강체제 확고...각각의 속사정은?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 인수를 사실상 마무리하며 국내 유료방송 업계는 3강체제로 자리매김했다. 케이블 업체들이 유료방송 시장 쟁탈전에서 사실상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LG헬로비전을 품은 LG유플러스와 KT 동맹군, 여기에 SK텔레콤이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점유율은 KT와 KT스카이라이프 31.31%,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이 24.72%, SK텔레콤과 티브로드가 24.03%다.
향후 유료방송 시장의 향배에 시선이 집중된다.
1위 사업자인 KT는 사정이 복잡하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 합산 점유율이 31.31%이기 때문에,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가이드 라인인 33%에 근접한 수치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경쟁사들이 케이블 방송사를 쓸어담으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으나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규제에 묶여 운신의 폭이 좁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일몰됐으나 아직 재도입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KT가 한 때 딜라이브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말도 나왔으나 워낙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구현모 KT CEO 입장에서는 4월 총선이 종료되고 국회의 지형변화에 따라 맞춤형 전략을 짜야하는 숙제를 받은 셈이다.
만약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사라진다면 KT도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예단은 금물이며, KT는 당분간 정중동의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2위 사업자로 발돋움한 LG유플러스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선에 머물 전망이다. LG헬로비전 인수를 매듭짓는 선에서 당분간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 융합에 집중하고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17일 마곡사옥 지하 프론티어홀에서 LG헬로비전 임원 포함 전사 담당, 임원 약 1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해 첫 임원워크숍을 열어 디지털 전환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한편 LG헬로비전을 적극적으로 끌거 안으려는 행보를 보인 바 있다. 하 부회장은 현장에서 "이번 워크숍은 새롭게 LG 가족이 된 LG헬로비전 임원들도 함께해 더욱 뜻 깊다”라며 “올해는 통신과 미디어 플랫폼 혁신을 통한 선도가 중요한데, 일등DNA를 가진 LG헬로비전 구성원들이 이러한 경쟁에서 주인공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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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 기술담당 김홍익 상무도 “(임원워크숍이)LG유플러스 임원들과 처음 함께한 자리였지만 LG의 한 가족이라는 동질감을 느꼈고 특히 그룹 전체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양사가 가지고 있는 우수한 점들을 수시로 벤치마킹해 경쟁력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LG유플러스에게도 리스크는 있다. 바로 경쟁자들의 강한 견제다.
한 때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려고 시도할 당시 지상파 방송사들은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통신사 중심의 거대 유료방송 사업자가 방송의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들은 현재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대신 티브로드 인수를 시도하는 정국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지상파 방송 자체가 SK텔레콤과 강하게 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지상파 방송사와 연합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방송의 공공성 측면의 문제제기를 가장 강하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위치기 때문이다. 심지어 KT 수준의 강력한 플랫폼 시장 점유율도 없기 때문에 공격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지상파 콘텐츠가 LG유플러스 모바일 TV에서 철수했던 사례처럼, LG유플러스는 각계의 공격에 가장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티브로드를 품에 안은 SK텔레콤은 추가적인 인수합병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점유율 4.07%의 HCN, 4.73%의 CMB, 6.09%의 딜라이브 등 다양한 케이블 사업자가 거론된다. 어떤 케이블 사업자를 인수해도 33%의 가이드 라인을 넘지 않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고, 막강한 자본력도 갖추고 있다. SK텔레콤이 ICT 종합 솔루션 회사로 발전하며 사명 변경까지 거론하는 상태에서, 융합 기술 시너지 창출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KT는 외부의 요인으로 케이블 쇼핑에 당분간 나서지 못할 전망이며, LG유플러스는 당분간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분위기다. 반면 SK텔레콤은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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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판도도 출렁
통신사들이 IPTV를 중심으로 미디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새로운 먹거리로 지정하고, 확보된 다수의 가입자를 바탕으로 일종의 플랫폼 비즈니스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알뜰폰 이슈와 통신의 미디어 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 등이 문제로 거론되지만 현 상황에서는 유료방송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대의명분이 모든 리스크를 압도하는 분위기다.
당연히 OTT도 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상파 방송사와 연합해 웨이브를 출범시켰으며,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과 발 빠른 플랫폼 사용자 경험은 물론 SK텔레콤의 통신 인프라와 강력한 시너지를 끌어내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가장 두각을 보이는 플랫폼이다. 일각에서는 디즈니 플러스와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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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시즌을 출범시켰다. 티빙과의 연결고리를 이어가는 한편 독자적인 OTT를 통해 승부를 본다는 방침이다. KT 뉴미디어사업단 김훈배 단장은 “시즌은 지상파, 종편, 케이블 방송을 하나의 앱에서 볼 수 있다는 강점과 더불어 지니뮤직의 음악감상까지 결합해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용 고객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콘텐츠 강화에 힘써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이렇다 할 존재감이 없으나, 추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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