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립자.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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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갑부인 제프 베조스(56) 아마존 창립자의 스마트폰이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해킹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등은 21일(현지시간) 베조스가 지난 2018년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모바일 채팅앱 '왓츠앱' 메시지를 받은 뒤 대량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8년 3월 베조스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났다. 그해 5월 1일 빈 살만 왕세자의 계정으로부터 온 왓츠앱 메시지를 열었고 이로 인해 그의 사생활이 담긴 문자 내역을 포함해 방대한 양의 정보가 해킹을 당했다는 것이다.
해킹된 정보가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해킹 후 약 5개월 뒤인 그해 10월 베조스가 사주로 있는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되는 일이 발생해 그 연관성이 주목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자말 카슈끄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언론인으로 사우디를 비판하는 칼럼을 WP에 자주 기고해왔다. 그는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됐으며, 그 배후에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왔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지난 16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행사에 자신과 불륜관계 의혹이 제기된 전 방송기자이자 앵커 출신의 로렌 산체스와 함께 참석해 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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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지난해 1월 베조스의 이혼 뒤 미국의 타블로이드 ‘내셔널 인쿼러’가 베조스의 스캔들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내셔널 인쿼러는 미국의 전 방송기자이자 앵커 출신의 로렌 산체스와 베조스와의 혼외관계를 폭로하면서 베조스의 문자내역을 포함해 사생활을 상세히 보도했다. 내셔널 인쿼러는 "베조스 여자친구의 오빠로부터 제보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베조스는 해킹 등 개인정보 유출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보고 자체 조사를 시작했다.
이에 베조스 측이 고용한 조사팀은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했고,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온 메시지로 인해 해킹이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해킹 방법도 아직 미궁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왓츠앱은 동영상 파일을 보내면서 상대방의 스마트폰에 악성코드를 심을 수 없도록 보안 결함을 개선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번에 사용된 해킹 방법이 이와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왓츠앱은 이용자 수가 10억 명에 달한다.
2018년 3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림자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고 있는 모습. [사진=사우디프레스에이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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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앱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주워싱턴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도 가디언의 공식입장 요구에 응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조스는 변호사를 통해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미래의 사우디 국왕이 될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국의 최대 부자를 대상으로 한 해킹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에 월가부터 실리콘밸리까지 미국 전역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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