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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무너지는 만리장성, 드론이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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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화작용으로 훼손 심각 – 드론 촬영 3D 이미지 AI가 분석해 데이터 구축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의 전설적인 건축물인 만리장성은 마치 하나의 연속적인 구조물인 것처럼 종종 거론되지만, 실제로는 동쪽 한국과의 국경에서부터 서쪽 고비 사막까지 변화하는 중국의 풍경을 가로지르는 돌 요새들이 이어진 것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에 따르면, 2000년 이상 된 수천 마일 길이의 성벽 일부 지역에서는 자연계에 의해 서서히 매립되면서 성벽의 30%가 부서지며 폐허로 변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 고대 성벽의 가장 취약한 부분들은 사람들의 접근이 완전히 단절되었거나 너무 위험해서 직접 탐사할 수 없는 지역이 많아 중국 당국은 새로운 첨단 도구인 드론을 배치하고 있다.

BBC는 최근 공개한 영상을 통해, 중국 당국이 드론을 사용해 성벽의 일부를 지도를 만들고 측량을 함으로써, 인류의 가장 위대한 토목 공학의 위업 중 하나인 만리장성을 보수하기 위한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문물국은 명 나라(1368~1644년) 시절 건설된 베이징 북쪽 50마일 지점에 위치한 젠커우(箭扣) 구간을 보수하기 위해 인텔과 ‘만리장성 보호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하고 인공지능과 드론을 투입했다. 젠커우 구간은 몹시 가파른 지형이어서 사람이 접근하기 힘들다.

인공지능이 장착된 인텔의 팰콘 8+(Falcon 8+)드론은 고화질 3D 이미지로 해당 구간을 구석구석 찍는다. 보수팀은 드론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벽의 취약한 부분에 대한 지지 구조물을 만든다.

드론이 촬영한 이미지는 AI 알고리즘이 분석해 벽에 생긴 결함, 균열 및 부서진 벽돌 등을 파악한다. 또 3D 이미지를 분석하고 가상으로 재구성해 보수 지침을 만들고 향후 예측 데이터를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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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보수는 그동안 수 없이 진행되어 왔지만 이런 기술이 투입되는 것은 처음이다.

문물국 만리장성 보호 프로젝트의 건축가인 자오펑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새 벽돌과 콘크리트로 낡은 벽을 보강하는 차원의 공사가 아니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해 만리장성을 보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일부 구간은 매우 위험하지요. 드론을 이용해 보수 구간의 길이와 굴절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만리장성은 생각보다 매우 복잡한 구조"라며 "성벽의 화살 구멍, 흉벽, 배틀, 바닥 설계, 석회 함유량까지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쑹신차오 국가문물국 부국장은 “만리장성 보호에 3000여명이 투입되고 있지만 충분치 못하다”며 ”15개 지자체에 걸쳐 있는 만리장성에 대한 실시간 감시 플랫폼을 구축해 지자체들과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리장성은 중국을 상징하는 문화유적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의 풍화작용과 인간의 손길에 의해 일부 관광지 구간을 제외하고는 훼손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016년 랴오닝(遼寧)성 정부는 7세기에 만들어진 만리장성 성벽을 보수하면서 시멘트로 메워 논란이 되기도 했다.

만리장성은 중국의 역대 왕조들이 북방민족의 침입을 막을 목적으로 세운 방어용 성벽으로, 동서로 지선까지 합하면 6천 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석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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