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美 경선 후보 TV토론회 결과는…"샌더스·워런 '승자', 블룸버그 '패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민주당 내 경선 후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혹독한 첫 데뷔 무대를 치렀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은 억만장자일 뿐이라는 공격이 이어지며 수세에 몰렸다.

조선일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가운데),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 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19일(현지 시간)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민주당 예비후보 토론회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현지 시각)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블룸버그 전 시장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민주당 예비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세에 "샌더스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다른 후보들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약점’으로 거론돼 온 과거 인종·성 차별 발언, 선거 매수 문제 등을 지적하며 총공세를 이어갔다. 외신들은 "블룸버그에 타격을 가한 워런과 그로 인해 샌더스가 반사이익을 얻었다"면서 "총공세를 받은 블룸버그는 해명하기에 급급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워런 의원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재산 문제와 과거 소수자 비하 발언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한 명의 거만한 억만장자(트럼프)를 다른 억만장자(블룸버그)로 대체한다면 민주당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런 의원은 또 블룸버그 전 시장이 회사에서 일하던 여성들을 향해 비하 발언을 쏟아낸 것과 관련 "우리는 여성들을 뚱뚱하고 말상(相)의 레즈비언이라고 부르는 억만장자와 맞서고 있다"며 "아니, 이건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라 블룸버그 시장에 대한 얘기"라고 비난했다.

이어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그가 여성들과의 소송 해결을 위해 일부 여성들과 비공개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비밀을 지키도록 합의했다"며 "그들 중 누구도 나를 비난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들은 내가 한 농담들을 좋아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또 샌더스 의원은 "블룸버그의 치안 정책은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을 터무니없이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블룸버그가 뉴욕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시행한 ‘신체 불심검문(Stop-and-frisk)’은 500만명의 흑인들을 벽으로 밀어붙였다"며 "그런 식으로 투표 지지율을 높일 수 없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블룸버그 전 시장은 "불심검문 정책을 지지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며 "만약 여기 후보들 중 잘못이 있는 사람들, 경력에 있어 사법제도와 뭔가 어긋나는 게 있는 사람들을 (대선 후보에서) 모두 제외시킨다면, 아무도 이 자리에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날 토론회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재산 문제도 주요 공격 대상이 됐다. 앞서 토론회가 열리기 전 샌더스 의원은 그가 선거 광고 물량 공세를 하는 것을 문제 삼아 "미국 정치가 얼마나 부패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나는 중요한 목적을 위해 돈을 사용하고 있다"며 "최악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몰아내기 위해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이를 해낸다면 미국과 아이들에게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내가 모든 억만장자를 대변할 수는 없다. 그저 운이 좋아서 돈을 벌었고 이 나라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있을 뿐"이라며 "그중 상당액이 민주당에게도 돌아간다"고 했다.

그는 "샌더스로는 결코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며 "미국에서 가장 훌륭한 사회주의자로 알려진 그가 알고보면 집을 세 채나 갖고 있는 백만장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면 우리는 또 다시 4년간 트럼프를 지켜봐야 한다. 이는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블룸버그는 토론회 내내 일관된 방어를 하기에 급급했다"면서 "다른 후보들의 결정적 공격들이 이어지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권유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