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

신천지 탈퇴한 이단상담사 "한마음아파트 같은 합숙소 많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김강림 전도사. [본인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학생 시절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1년여간 몸담았다가 빠져나와 현재는 이단상담사로 활동 중인 김강림(28) 구리초대교회 전도사는 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대구 한마음아파트와 같은 신천지 집단 주거 공간은 더 많이 있다"며 "아파트, 원룸, 사우나 시설 등까지 흩어져 있는 신자들은 신천지 본부도 관리가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시 달서구의 한마음아파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46명이나 발생해 코호트 격리됐다. 46명 전원이 신천지 신자였다.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 주민 142명 중 94명이 신천지 신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신천지 신자들의 집중 거주지가 코로나19의 또 다른 집단 감염 루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최근까지도 신천지 신자들과 상담을 진행하며 내부 사정을 간접적으로 전달받고 있는 김 전도사에게 현 상황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김 전도사와 일문일답.

Q : 신천지가 지난달 공개한 전국 1100개의 시설 명단은 믿을 수 있나

A : 완전한 자료라고 볼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신천지 합숙소다. 신천지 관리 역량 밖에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얼마나 많은지 확인하기도 하기 어렵다.

Q : 대구 한마음아파트도 신천지 합숙소인가

A : 그렇다. 신천지 신자들이 집단 거주하는 숙소이기 때문이다.

Q : 왜 확인이 어렵나

A : 신자 개개인들이 함께 숙소를 구하는 경우도 있고, 건물도 몇 개월 단위로 옮겨 다니기 때문에 신천지 입장에서도 관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Q : 합숙소에는 누가 사나

A : 일주일 내내 신천지에서 일하는 신천지 전일 사역자들이나 가출한 신자들이 산다. 전도사, 강사, 신천지 행정직 그리고 집을 나온 대학생 신자들이 그런 거주지가 필요하다. 아파트, 원룸 등 거주 형태가 다양하고 찜질방을 전전하는 대학생들도 꽤 많이 있다.

Q : 아직도 신천지 신자간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A : 여전히 신천지 신자끼리의 감염이 존재하고, 확진자 중에 신천지 신자 비율이 높다. 음성적 활동이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생각하는 합리적 이유다. 실제로 최근 신천지 탈퇴자에게 물어보니 본인이 그 안에 있었다면 "나라도 열심히 (예배나 전도 등의) 활동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Q : 공식적 예배는 현재 안 하는 것으로 아는데

A : 공식적인 수요일 예배는 하지 않는데, 소규모 예배는 관리가 안 된다. (신천지 신자로 확진된) 청송 교도관이 대구 자택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하는데, 이처럼 자택 예배 등은 할 수 있는 것이다.

Q : 지난 5일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검찰이 행정조사를 했는데

A : 신천지가 제공한 명단에 대한 신빙성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이미 일부 민감한 인사들의 명단은 삭제됐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의 문제도 생기더라. 신천지가 제공한 교육생 명단 중에는 이미 탈퇴한 신자나 포섭 대상자에 그쳤던 명단도 있다. 신천지가 교육생의 경우는 보여주기 식으로 명단을 많이 제출한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 일일이 검증하는 작업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탈퇴한 지 오래된 신자 등이 본인에게도 연락이 왔다는 제보를 해서 알게 됐다.

Q : 이만희 총회장이 자가격리를 명령하면 신자들이 따를까

A : 신천지 신도들이 두려워하는 것들을 내걸고 하면 가능하다. 정부가 요청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성공률을 보일 것이다.

Q : 검찰이 강제 수사 나서면 효과 있을까

A : 그렇게 나오면 음지로 숨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신천지 신자들은 전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김강림 전도사는 누구



김강림 전도사는 지난 2015년 신천지 신자였다. 가족들이 그 사실을 알고 모두 직장과 학업을 그만둔 뒤 이단상담사와 함께 그를 설득했다. 신천지에서는 가족들이 신자들을 이단상담소를 데려가려고 할 때 즉각 보고하도록 교육한다고 한다.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신자를 빼내기 위해서다. 상담소를 데려가는 과정에서 탈출을 시도해 다치는 경우도 많다. 김 전도사는 역시 도망치려 했지만, 당시 이단상담사와 이틀내내 상담한 뒤 인생이 달라졌다. 이후 구리이단상담소에 소속돼 상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 전도사는 지난해 3월 순복음원당교회에서 이런 내용을 간증했다. 해당 영상이 지난 1월 17일 유튜브에 올라왔는데, 현재 조회 수가 857만회에 달한다. 김 전도사는 지난달 25일부터 '강림의 사이비 톡톡'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신천지 피해 방지 활동을 하고 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