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5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3000억대 통화스왑 입찰담합’ 한국씨티·HSBC 등 외국계은행 4곳 과징금 13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공공기관 등이 발주한 통화스왑 입찰에서 수차례 담합한 외국계 은행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는다.

공정위는 2010년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발주한 총 4건의 통화스왑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한국씨티은행·홍콩상하이은행(HSBC)·크레디 아그리콜·JP모건체이스은행 등 4개 외국계 은행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3억21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도로공사, 국내 민간기업 ㄱ사가 입찰에 내놓은 통화스왑은 외화부채를 원화부채로 전환하는 금융거래 계약이었다. 환율이 올라 원화가치가 떨어질 경우, 원화로 지급해야 하는 변제금액이 늘어나는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담합이 이뤄진 4건의 통화스왑 거래 규모는 당시 원화로 환산하면 총 3000억원대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실시한 1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입찰에서는 한국씨티은행과 홍콩상하이은행이 담합했다. 당시 통화스왑은 원전 건설자금 조달 등의 목적으로 발행한 달러표시 사채를 원화부채로 전환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홍콩상하이은행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법으로 한국씨티은행의 낙찰을 도왔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총 1억8000만달러 상당의 통화스왑 입찰 2건에서는 한국씨티은행·홍콩상하이은행·JP모건체이스은행이 담합에 가담했다. 사전에 투찰가격을 정하고 홍콩상하이은행을 낙찰사로 합의해 이를 실행했다. 해당 통화스왑은 고속도로 건설자금 조달 등 목적으로 발행된 달러표시 사채를 원화부채로 전환하는 계약이었다.

홍콩상하이은행과 크레디 아그리콜은 ㄱ사의 1500만유로 규모 통화스왑 입찰에서 담합했다. 운영자금 조달 등의 목적으로 발행한 유로표시 사채를 원화부채로 전환하기 위한 해당 입찰에서 홍콩상하이은행은 합의대로 크레디 아그리콜보다 높은 투찰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입찰에 별도로 참여한 제3의 은행이 낙찰사로 선정되면서 담합한 두 은행은 입찰에서 탈락했다.

공정위는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보다 낮은 원화금리로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입찰을 추진했으나, 은행들이 담합하면서 그러한 효과가 나타나는데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담합 가담 정도와 담합으로 발생한 매출액 규모 등을 종합해 한국씨티은행에 가장 많은 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홍콩상하이은행과 크레디 아그리콜은 각각 3억8700만원과 3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는다. 계약체결 이후 형식적으로 담합에 가담하는 등 위법성 정도가 크지 않다고 판단된 JP모건체이스은행에는 과징금 없이 시정명령만 부과된다.

공정위는 “향후 통화스왑 입찰시장에서 은행들 간 가격경쟁을 촉진하고, 일선 영업직원의 위법행위에 대한 내부 통제장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제재 의미를 설명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