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쓰시마)인근 해상에서 항해중인 러시아함정 우달로이급 구축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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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해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횟수는 물론 러시아 함정의 한반도 인근활동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활동은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과 러시아간 소통채널이 부족해 군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군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러시아함정 우달로이급 구축함 1척과 두브나급 군수지원함이 대마도(쓰시마)인근 해상에서 항해를 했다. 대마도 북쪽에 세워진 한국전망대에서 부산까지는 49.5km에 불과하다.
우달로이급 구축함은 대잠작전을 수행한다. 함정의 길이가 163m에 달하는 대형 구축함으로 대함 미사일(SS-N-14)과 대공 미사일(SA-N-22)을 비롯해 어뢰ㆍ기뢰 등을 무장하고 있으며 2대의 헬기를 탑재한다. 두브나급 군수지원함인 페첸가함은 유류 7000t, 청수(맑은 물) 300t, 화물 1500t 등을 적재할 수 있다. 승조원은 60여명, 최대속력은 시속 약 29㎞다. 당시 러시아함정은 우리나라와 일본 잠수함을 탐지하는 자체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함정의 한반도 출현 횟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8년에는 12척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0척으로 4배이상이 늘어났다. 러시아 군용기들의 KADIZ 침범횟수도 늘어났다. 2015년에는 10회, 2016년 6회, 2017년 15회, 2018년 10회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0회로 급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 SU-27 전투기 3대, TU-95 전략폭격기 2대 등 6대가 KADIZ을 6시간 동안 무단으로 넘나들기도 했다. 당시 국방부는 한ㆍ러 합동군사위원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 러시아 대표단에 강력히 항의했다. 한ㆍ러 합동군사위는 양국 간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교류 및 우호협력 증진을 위해 연례적으로 열리는 회의다.
하지만 'KADIZ 진입이 국제규범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러시아 양국 공군 간 직통전화를 설치하는 방안도 불발됐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KADIZ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으로도 문제다. 러시아의 태도로 볼 때 비슷한 도발을 되풀이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KADIZ를 침범하는 식으로 동북아에서 군사적 영향력 행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2003년 3월에 체결한 한ㆍ러간 위험한 군사행동 방지협정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해군은 당초 이달 제5차 한ㆍ러 해군회의를 개최하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회의를 연기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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