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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슈퍼컴퓨터 시대

세계 최강 슈퍼컴퓨터가 찾아낸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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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개 약물 중 1차 77개, 2차 7개 추려내

테네시대 보건센터에서 약물효능 시험 진행

최근 연구성과 토대 2차 시뮬레이션 계획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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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슈퍼 컴퓨터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투입됐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는 아이비엠이 제작한 슈퍼컴퓨터 서밋(Summit)을 이용해 임상시험중이거나 시판중인 약물과 천연화합물 8천여개를 분석해 77개 약물을 치료제 1차 후보로, 여기서 다시 2차로 톱7 후보를 골라냈다고 최근 밝혔다. 일반 컴퓨터를 썼다면 몇달이 걸리는 일을 이틀만에 마쳤다고 한다. 서밋은 초당 20경번의 연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노트북 컴퓨터보다 100만배 이상 빠른 성능이다.

약물 시뮬레이션에는 1월에 중국 연구진이 웹에 올린 바이러스 게놈 정보를 이용했다. 이 정보를 토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003년 유행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세포 침투 방식이 동일하다는 걸 전제로 해서, 바이러스의 인간 세포 침투 도구인 돌기단백질에 결합할 가능성이 높은 약물들을 골라냈다. 이 약물들이 실제로 돌기 단백질에 결합하면 인간 세포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가 치료법을 찾았다는 뜻은 아니다. 슈퍼컴퓨터가 찾아낸 화합물들은 앞으로 동물 실험과 인간 세포 실험을 통해 약효를 시험해봐야 한다. 연구소가 있는 테네시주의 테네시대 보건센터 과학자들이 이 실험을 맡았다. 이 실험을 마치는 데만도 몇달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이 실험이 실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단계까지 진행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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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슈퍼컴퓨터 계산 결과의 주된 용도는 향후 치료제 개발자들이 화합물을 개발하는 기본 틀을 짜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바이러스를 공격하고 죽이는 데 필요한 특성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개발자들의 수고를 크게 덜어줄 수 있다. 오크리지연구소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온라인에 무료 공개했다.

슈퍼컴퓨터가 1차로 선별한 화합물은 돌기단백질과 세포 수용체 상호작용에 개입하는 후보 물질 47개, 돌기단백질 자체에 작용하는 후보 물질 30개였다. 이 가운데 돌기단백질의 세포 수용체인 `에이스2' 결합력이 좋은 것으로는 니트로푸란토인(nitrofurantoin), 아이소나이아지드 피루브산(isoniazid pyruvate), 에리오딕티올(eriodictyol) 세 가지가 우선적으로 꼽혔다. 돌기단백질의 수용체 인식 영역에 직접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세파란틴(Cepharanthine), 에르고로이드(Ergoloid), 하이페리신(Hypericin) 등이 관심 대상으로 꼽혔다.

이번 분석을 수행한 오크리지연구소 연구진은 사전출판 온라인 논문집 켐알카이브(ChemRxiv)에 시뮬레이션 진행 과정과 결과를 소개하면서 “두 가지 유형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우리가 확인한 화합물 중 적어도 7가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숙주 세포의 상호작용 억제 실험에 쓸 수 있는 데 적합한 초기 화합물”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 텍사스오스틴대 연구진이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돌기단백질 입체구조를 이용해 또 다른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계획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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