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으로 검찰 내 성폭력 문제를 짚었던 서지현 검사가 최근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텔레그램 ‘엔(n)번방 사건’을 두고 “예견된 범죄”라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 아이들이 정말 제대로 된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 검사는 앞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n번방 사건을 언급하며 “사실 이건 너무나 ‘예견된 범죄’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초등학생에까지 널리 보급된 휴대폰으로 더 쉬워진 촬영, 업로드, 채팅. 추적이 어렵다는 텔레그램, 가상화폐 등장”을 고려하면 “너무나 당연히 예견된 범죄였다”는 것이다.
이어 서 검사는 앞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성폭력 관련 범죄 처벌이 결국 ‘용두사미’격으로 마무리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일베, 소라넷 등에서 유사범죄들이 자행됐지만, 누가 제대로 처벌받았나. 손정우(다크웹 사건), 양진호(웹하드 사건), 승리, 김학의, 안태근…. 여성을 인간취급하지 않은 자들 누가 제대로 처벌받았나”라고 꼬집었다. 서 검사는 또 “미투, 버닝썬, 화장실 몰카 등 여성 이슈 신경쓰면 남성들 표 떨어진다고 외면한 자들은 누구였나. 나 내 가족만 피해자나 가해자가 아니면 된다고 외면한 이들은 누구였나”라고 짚었다.
서 검사는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빗대어 “코로나19에 위기대처 능력 보여주고, 전세계 칭찬을 듣는 나라가 전세계 코로나 감염자 수와 유사한 아동성착취 범죄자 26만명에는 과연 어찌 대처할 것인가”라고 적었다. n번방 가입자 수가 26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는 보도를 인용한 수치다. 서 검사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n번방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는 우리 아이들은 정말 제대로 된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다. 지금이 정말 ‘국가위기 상황’이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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