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돈 찍기' 불구 '슈퍼부양책 부결'에 발목
상원, 1.6조달러 규모 재정부양안 2차례 부결
무제한 양적완화에 WTI 3%↑ㆍ금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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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 증시가 무제한 양적완화(QE) 선포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반등에 실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무제한으로 돈을 풀겠다고 나섰지만, 의회에서 대규모 재정부양안(일명 슈퍼 경기부양책)에 대한 절차표결이 두 차례나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582.05포인트(3.04%) 하락한 1만8591.93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960포인트 밀리기도 했다.
다우 지수는 2016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7.52포인트(2.93%) 내린 2237.4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8.84포인트(0.27%) 하락하며 6860.67로 마감하며 그나마 선방했다. 나스닥지수가 선방한 까닭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대 상승하고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온라인 수혜 조목이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 코로나 사태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나며 나스닥을 받쳤다. 종목별로 차별화 장세를 보였다.
연준은 이날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는 양적완화(QE) 정책을 사실상 무제한 실행하기로 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시장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만큼(in the amounts needed)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적완화 규모를 7000억달러로 발표한지 8일 만에 무제한으로 그 한도를 없앴다. 회사채 시장을 중심으로 기업과 가계 신용을 지원하는 신규 대책도 내놨다.
여기에 매입대상을 기업어음(CP),회사채, 상업용MBS, 카드론-오토론-학자금대출을 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ABS)까지 확대했다. 코로나 위기가 기업은 물론 가계까지 급속도로 퍼지면서 모든 신용시장에 돈을 사실상 직접 공급하는 셈이다.
그러나 시장 투자자들은 연방정부 경기부양책의 의회 논의에 주목했다고 경제매체 CNBC방송은 보도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마련한 경기부양 패키지법안을 놓고 막판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날 미 상원은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주도한 1조8000억달러(약 230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을 절차 투표(procedural vote)에 부쳤지만 찬성 49표, 반대 46표로 부결됐다. 절차 투표는 최종 투표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이를 통과하려면 60표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전날에도 미 상원에선 슈퍼 경기부양책에 대한 절차 투표 결과, 찬성 47표 대 반대 47표로 부결했다.
다만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연준의 조치에 반응했다.
뉴욕 채권시장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6%포인트 급락한 0.77%를 나타냈다. 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 기대감으로 채권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1%가량 소폭 내렸다. 달러화 유동성 우려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2%(0.73달러) 상승한 23.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30분 현재 전날보다 0.48%(0.13달러) 오른 27.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연준이 사실상 무제한의 양적완화(QE)에 돌입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제금값도 큰 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5.6%(83달러) 상승한 1,567.60달러에 마감했다.
장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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