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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텔레그램 속 숨은 악마 경남에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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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텔레그램 악용 유사사건으로 유포자 구속

평범한 회사원이 음란 동영상 수십개 올려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작년 경남에서도 텔레그램을 악용한 유사 사건이 발생해 경찰 수사 끝에 유포자가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경남지방경찰에 따르면 작년 12월 마산중부경찰서가 텔레그램을 통해 음란물을 배포한 A(25)씨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불법촬영 등)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 있었다.

본지가 확보한 판결문을 보면 A씨는 작년 9~11월 약 8000명이 참여한 텔레그램 비밀 단체대화방에 ‘대한민국 X녀 Database’라는 제목으로 여성 50여명의 나체와 성관계 동영상 및 사진을 올렸다. 약 80개의 성행위 동영상 등을 게시한 그는 피해 여성의 이름과 연락처 등 인적 사항을 공유하거나, 피해 사실을 알고 삭제를 요구하는 여성에게 오히려 조롱과 함께 신체를 더 찍어 보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피해 여성들이 직업 성매매와 관계없었음에도 마치 성매매 여성인 것처럼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피해 여성들의 명예를 더욱 훼손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인터넷 등에 이미 유포된 영상들을 모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 여성들의 경우 연인 등으로부터 유포된 일명 ‘리벤지 포르노’나 몰래카메라 등의 피해자들이었다. A씨는 2차 가해를 한 셈이다.

A씨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범죄 모니터링을 하던 중 피해자를 확보해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n번방 사건과 조금 다르긴 하지만 보안이 철저한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저지른 범죄라는 점은 공통점이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단순히 음란물을 유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8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텔레그램에서 마치 영상 속 여성이 성매매 여성이거나 외도를 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심지어 이름 등의 개인정보를 기재했으며, 영상물을 삭제해 달라는 피해자에게 조롱했다”며 A씨에게 징역 1년2개월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렸다.

A씨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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