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료 장비 요청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것은 취임 후 23번째며 올해는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통화가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두 정상은 이를 통해 통화 스와프가 국제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이와 관련된 다양한 가능성 타진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며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고 있는 상황에서 엄중한 상황을 인지하는 한편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협력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올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짐에 따라 이와 관련된 의견도 교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양국간 협력을 요청하며 의료장비를 요청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인 한국의 의료장비를 미국에 지원할 수 없겠냐는 취지다. 최근 미국은 뉴욕주에서만 하루만에 5000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위기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식으로 문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으며, 의료장비가 지원되더라도 미 FDA의 승인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조치할 것”이라고 응답한 점도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한국의 대응이 훌륭하다고 보며 협조를 요청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G20 특별화상정상회의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이 “일치된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무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 및 국방장관과도 통화했다. G20 의장국인 사우디의 무하메드 왕세자는 코로나19를 이기기 위한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도 “보건 차원의 문제를 넘어 코로나19가 전 분야로 그 위기를 확산시키고 있어 국제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사우디의 비전 2030 정책을 높게 평가하며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방역조건을 만족하는 기업인들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무하메드 왕세자는 이에 “한국에 도움이 되는 것은 별도로 할 것이며, 사우디가 필요한 것은 요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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