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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CEO인사이드] 남대광 블랭크코퍼레이션 대표 "개인지분 증여, 나와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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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5년차 스타트업, 미디어·콘텐츠 커머스 타고 성장세 지속

블랭크코퍼레이션, 성과를 낸 구성원에게 걸 맞는 보상 약속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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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등장은 기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양분된 유통 체계를 흔들었다. 특히 SNS의 특수성과 콘텐츠의 결합은 새로운 유통 시장을 형성했다. 그 중심에는 디지털 방문판매를 만들어낸 창업 5년차 스타트업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쉽게 공유가 이뤄지는 SNS 플랫폼을 타고 설립 2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유니콘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초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 후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키우고 있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은 꾸준한 투자와 새로운 사업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영역을 넓힐 사업들이 점차 하나씩 등장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인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임직원들을 블랭커(blanker)로 표현한다. 남대광 블랭크코퍼레이션 대표는 이러한 블랭커들에게 사재를 마련한 복리후생을 마련하는 한편, 성과를 낸 직원에게 개인지분을 증여하는 등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다. 임팩트를 내며 성장하는 직원에게 걸맞는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남대광 대표는 "개인지분 증여는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본인을 성장시키고, 조직을 성장시키는’ 임팩트를 창출하는 구성원에게는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할 수 있는 재정적인 보상을 제공하리라 마음 먹었다"라며 "나는 이들에게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내 의지를 보여주고 실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무조건 블랭커만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 덕분에 블랭크코퍼레이션은 크레딧잡 기준 1년 이내 퇴사율이 9%에 불과하다. 동종업계 40~50%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인재와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실적이 규모면에서 증가했지만, 이익면에서는 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올해 1분기부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남대광 대표는 단기적인 실적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남 대표는 "우리는 창업 5년차 스타트업이다. 당장의 수익에 도취되지 않고 더 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라며 "이 가운데 실적 변동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할로윈데이, 해외여행 지원, 사내근로복지기금 등 SNS에서도 이미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이색적인 복리후생 문화를 가진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또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심리를 겨냥한 사업 모델은 블랭크코퍼레이션을 더욱 알리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4월 2일, 남대광 대표와 화상인터뷰로 그의 목표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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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로나19로 인해 정신 없다. 요며칠 어떻게 지내고 있나?

코로나19가 악화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있었다. 실제 자사의 마스크나 손세정제가 불티나게 판매되는 것을 보면서 체감했다. 실물경기, 소비심리, 수출 등등 모든 게 신경쓰인다.

Q.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는가?

지난 2월 26일에 내부 인원 중 확신 의심자가 발생했다. 곧바로 전사 재택근무와 긴급조치에 돌입했다. 해당직원은 다음날 다시 음성 판정을 받으며 다행히 안전한 상황이 됐지만, 예방을 위해 현재까지 한달 넘게 재택근무를 지속 중이다.

Q. 오랜 재택근무로 인해 생산성저하나 우려되는 부분은 없는가?

경영자로서 재택근무에 대한 체계와 시스템을 검증하지 못해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는 물론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안정감으로 바꾸고, 출근준비, 이동시간 등등 여러 에너지를 재택업무로 전환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에 주목했다.

이번 장시간 재택근무는 ‘리모트 업무’에 대한 선제적인 훈련이 될 수도 있다. 추후, 재택근무를 효율적인 업무 방식 중 하나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Q. 오랜 시간, 동영상 콘텐츠 관련 비즈니스에 몸 담아온 듯 하다.

항상 콘텐츠에 재미를 느껴왔다. 나의 강점과 노하우는 모두 콘텐츠 경쟁력에 있다. 지금의 블랭크도 커머스의 모습이 있지만 뿌리는 콘텐츠에 있다. 최초, 블랭크TV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한 이유기도 하다.

Q. 특별히 매력을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미래를 감히 예상해보건데 ‘추천 알고리즘’과 ‘콘텐츠’ 두 가지가 세상을 바꾸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콘텐츠’는 강력하다. ‘아무노래 챌린지’와 같이 짧은 클립영상 하나가 단 열흘만에 10만 건 이상의 파생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정보를 주는 콘텐츠가 대다수의 인식을 바꾸기도 한다. 글로벌 모든 지역과 사람은 디지털로 연결됐다. 이속에서 콘텐츠는 대다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파급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

또 디지털 보급으로 정보의 불균형이 해소됐고 많은 정보를 누릴 수 있다. 특정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것을 찾아주거나, 미리 예측해 무엇인가를 제안하는 ‘추천 알고리즘’은 모두의 삶과 인식을 바꾸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Q. 왜 블랭크를 설립했고, 커머스 비즈니스를 하는가?

블랭크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가 지속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이전의 여러 경험을 통해 콘텐츠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IP)을 갖거나 혹은 제작비를 회수하는 구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블랭크가 커머스 비즈니스를 융합한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 생존의 구조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Q. 커머스 수익을 콘텐츠에 쏟겠다는 것인가?

아니다. 콘텐츠의 파워를 높이면서 브랜드로 수익까지 낼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 인식이 잘 형성된 곳이 콘텐츠까지 잘하면 훨씬 강한 헤게모니를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를 프라다가 만들었다면? 자동차 회사가 영화 ‘트랜스포머’를 만들었다면? 나이키가 운동영화를 만든다면? 브랜드 인식의 파워는 훨씬 강해지면서 콘텐츠 역시 파급을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블랭크의 구조는 이러한 방향에 밀접하다.

Q. 블랭크 설립 이후 2년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주목 받았다. 초반부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페이스북 플랫폼’과 ‘디지털 방문판매’ 방식의 하모니다. 초기에 우리는 자체 제작한 콘텐츠와 제품으로 소비자를 찾아가 구매를 제안하는 ‘디지털 방문판매’ 방식을 기획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을 가장 잘 작동시킬 수 있는 디지털 공간으로 페이스북 플랫폼을 꼽았다. 모든 구상이 실제 잘 작동하며 급성장할 수 있었다.

Q. 페이스북의 어떤 점이 효과적이었는가?

페이스북은 비교적 값싼 비용으로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측면에서 어마어마한 혁신을 지닌 플랫폼이자, 기업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금광이었다. 페이스북에는 최적화된 광고툴부터 다양한 이용자 인프라와 우리의 타깃 소비자까지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

당시 영상이나 이미지 콘텐츠를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이러한 페이스북의 이점을 계속 활용하면서 가장 최적화된 포맷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Q. 페이스북 이외에도 새롭게 발굴할 채널이 있는가?

유튜브다. 가장 브랜드를 잘 인식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이다. 유튜브는 지속할 수 있는 구독환경을 갖췄고 팬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 또 유아부터 노년까지 연령을 뛰어넘어 글로벌 모든 인류를 만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대중적인 장소다.

Q.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무엇이 다른가?

두 플랫폼을 활용하는 우리의 방식이 다양해질 것이다. 페이스북에서는 비교적 심플하게 직접 설득하는 광고콘텐츠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유튜브에서는 설득, 대리만족감 공감, 소속감, 연대감 등등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며 브랜드를 인식시키고 잠재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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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블랭크의 콘텐츠 전략이 바뀌는 것인가?

지속성과 미래이익을 위해 과감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블랭크가 디지털 환경에서 설득의 효율화로 돈을 잘 버는 회사였다면, 이제 단기적으로는 디지털 환경에서 대리만족을 가장 잘 시켜주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 잘하는 것을 유지하되 새로운 것에 힘을 실어야 한다.

Q. 대리만족?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로 대리만족을 시켜주고, 커머스로 대리만족을 직접만족으로 전환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즉, 콘텐츠에서의 삶을 오프라인에서도 경험하고 싶어하는 이용자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초연결이 가능한 유튜브에서 이것을 실험하고 있다.

일례로, 블랭크의 오리지널 콘텐츠 중 ‘구인구집’이 있다. 의뢰인의 자취방을 구해주고 홈스타일링으로 공간을 마련해주는 예능 콘텐츠다. ‘구인구집’은 대리만족에 기반한다. 부동산을 방문해 집을 찾는 느낌을 직접 주고, 집을 꾸미는 모습으로 대리만족과 정보를 제공한다. 추후 실제 집을 구하고 꾸미는 니즈 실현의 단계가 왔을 때, 우리의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구매할 여지가 높아지는 것이다.

Q. 오리지널 콘텐츠로 유튜브를 공략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대리만족감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방향을 공략한다. 다만, 유튜브는 아직 직접 구매까지 일어나는 ‘퍼널’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과일 ‘감’을 따는 방식에 비유하자면, 페이스북에서는 감을 조준해 돌로 맞혀 떨어뜨릴 수 있었다. 유튜브에서는 감나무를 통째로 흔들고 수많은 바구니를 설치해 떨어지는 감을 많이 모으는 전략이 필요하다. 감나무를 흔드는 것은 콘텐츠고, 바구니는 유통접점이 될 것이다.

Q. 재미있는 비유다. 감을 많이 담는 전략을 조금 더 설명할 수 있는가?

독특한 케이스로 자사 브랜드 ‘닥터원더’의 ‘악어발팩’을 예시로 들 수 있다. 발바닥 각질을 벗겨내는 콘텐츠로 3000만 뷰에 달하는 인식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사몰뿐만 아니라 드럭스토어, 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망에서 제품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뿌렸다. 콘텐츠 인식만으로 약 170만 개 이상 판매되는 스테디셀러 제품이 될 수 있었다.

즉, 콘텐츠로 강한 인식을 만들고 언제 어디서든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대리만족감, 재미, 정보를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우리만의 구조를 재밌고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그런데 그 동안의 콘텐츠는 직관적이고 빠른 설득으로 판매에 효율적이었던 것 같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속도와 효율 측면에서 너무 먼 길을 돌아가는 것 아닌가?

물론, 제품 하나를 가장 잘 팔 수 있는 방법은 직접광고가 맞다. 하지만, 제품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인식시키고, 서비스를 알리고, 글로벌로 히트 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라 생각한다. 단기적인 수익보다 훨씬 장기적인 투자이며 더 큰 미래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이다. 현재 허지웅답기, 구인구집, 댓글툰, 고간지 등 모든 오리지널 콘텐츠로 효과적인 퍼널을 실험하는 중이다.

페이스북에서의 방식은 비교적 심플한 2차 방정식이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는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제작하고 연결시키는 등 복잡한 16차 방정식이 필요하다. 어렵지만 진입장벽이 될 것이다. 이 방식을 가장 잘 풀어내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쌓아왔던 ‘디지털 회로 경험’과 ‘콘텐츠 흥행 경험’으로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오리지널 콘텐츠로 효과적인 구조를 만든 사례가 있는가?

우리가 제대로 플레이하는 첫 사례가 돼야 한다. 하지만 콘텐츠가 어우러진 좋은 구조를 지닌 기업은 이미 눈에 띈다. 카카오 그룹의 경우, 좋은 콘텐츠 퍼널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지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카카오엠에서 영화로 파생 제작하거나 음원을 발매하면서 모든 경험이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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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새로운 전략을 위해 2019년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에 투자했고, 무엇을 강화했는가?

2019년은 매우 중요했다. 실적확대보다 내실을 다지기 위한 다양한 부문에 투자했다. 페이스북 금광을 넘어 새로운 설득방식과 구조를 찾는 시간이었고,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발생한 기본기의 공백을 메우며 더 고객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시간을 쏟았다. 그리고 융합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했다.

Q. 하나씩 설명해달라.

먼저, 새로운 설득방식을 찾는 실험에 대폭 투자했다. 이 기세를 2020년에도 이어갈 예정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직접광고 중심으로 즉각 반응을 끌어내는 2차 방정식이었다면, 이제는 콘텐츠가 광고를 넘어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면서 구매까지 일으킬 수 있는 16차 방정식은 무엇인지 찾고 경험하는 것이다.

‘고등학생 간지대회(이하 고간지)’가 대표적인 예다. 고간지는 오리지널 콘텐츠로서 그 자체로 재미와 흥미를 제공하고, 많은 셀러브리티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그들의 브랜드를 만들어 비즈니스로 파생시켰고, 최근 시즌2를 개막하는 등 세계관을 계속 넓히고 있다.

Q. 기본기에 대한 공백은 품질과 같은 측면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고객중심으로 일하며 높은 품질을 제공해야 하는 본질을 놓쳤다. 잘하지 못했다. 이에 기본을 다질 수 있는 전문인력 확보와 인프라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고객의 소리를 듣고 기존 제품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높이는데 전폭 투자했다.

공인기관과 협업하는 생산 프로세스를 만들어 품질을 엄격하게 검증하고, 제조사 품질인증제 ‘블랭크 오딧’ 등을 개발했다. 또, 잘 팔리더라도 고객만족지수에 미달하면 제품을 전량 폐기하고, 브랜드 운영을 종료하기도 했다.

Q.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실험은 어떤 것인가?

인플루언서 기반 커머스 융합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블랭크씨’와 인바운드 여행 및 한류 브랜딩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자회사 ‘블랭크케이’를 설립해 장기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새로운 융합 모델을 계속 실험하고 있다.

또, 레이블스토어와 딜로마켓, 제제 등 자체 커머스 플랫폼을 개발해 라이브 운영을 실험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생 SNS플랫폼을 지향하는 영상 메신저 서비스 ‘블라’를 론칭해 운영하는 등 새로운 채널 모색에도 적극 투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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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9년의 실적은 어떠했는가?

블랭크의 2019년 전체 연결매출은 대략 1310억 원 이상으로 2018년 대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앞서 말한 전방위적 투자가 이뤄지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2019년 선제적 투자의 결과로 2020년에는 수익성부터 고객만족까지 더 나은 성장을 예상한다. 실제 2020년 1분기는 매출과 이익이 상승하는 등 투자의 결실을 맺는 모습이다.

Q. 적자전환을 예상하는가?

당연하다. 앞으로의 생존을 위해 2019년은 가장 중요했다. 내부적으로 부족한 모든 부분을 찾아 개선하면서 동시에 앞으로 전진해야 하는 미래방향도 모색해야 했다. 우리는 창업 5년차 스타트업이다.

당장의 수익에 도취되지 않고 더 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이 가운데 실적의 변동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변동성과 리스크를 구분해야 한다. 기업이 영속하지 못하는 것이 진짜 리스크다.

Q. 2020년에는 무엇에 가장 집중할 것인가? 또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설득방식, 콘텐츠 전략, 신규사업 실험 등 2019년에 이어 지속 투자할 계획이지만, 이것과 별개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우리만의 경쟁력에 플러스 알파 요소를 찾아 덧붙이는 것이다. 그러한 알파 요소로 ‘디자인’에 주목한다.

Q. 블랭크만의 경쟁력은 무엇이고, 디자인은 무엇인가?

우리는 디지털에서 설득을 가장 잘하는 설득경쟁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디자인 역량을 보태어, 그 동안 모습과는 다른 브랜드 인식의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동안 기능 중심의 제품으로 설득했다면, 이제는 일정수준의 기능을 갖추면서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유일무이한 가치를 주는 제품으로 비즈니스 하는 것이다.

Q. 디자인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디자인 혁신이 목표점은 “원래 인스타에 올리지 않던 것을 인스타에 자랑할 수 있도록 임팩트를 만드는 것”이다.

일례로 다이슨의 경우, 기능도 우수하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프리미엄의 감성을 주며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 됐다고 본다. 애플의 경우에도 하드웨어의 기술점수만 따진다면 삼성전자보다 절대 높지 않을 것이다. 폴더블 같은 기술력을 봐도 알 수 있다. 다만, 디자인과 감성의 심장이 뛴다. 디자인과 감성에서 빚어지는 인식의 임팩트가 분명 있고, 이것은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

Q. 실제 효과를 내고 있는가?

가공할 역량을 지닌 디자인 인재들을 계속 영입하면서 질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현재, 브랜드 모도리를 통해 주방혁명, 공백0100, 바디럽을 통해 욕실혁명을 실행 중이다.

아주 작지만 소비자가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 모도리의 최근 제품들은 생활지향적 기능에 심미성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행 잡화 브랜드 패리티의 캐리어 역시 편의성과 독특한 디자인, 적재량으로 만족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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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회사부터 플랫폼 등등 신규사업, 신규프로젝트가 매우 많은 듯 하다. 나중에 잘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것인가?

나는 지금보다 더 진화된 커머스를 상상한다. 처음에는 제품으로, 그 다음은 제품 중심에서 브랜드 중심으로, 이후 브랜드 자산화를 이룩한 콘텐츠 회사로 그리고 종국에는 모든 것을 연결시키는 플랫폼 회사로 가는 단계적 진화모델을 추구한다.

다양한 신규사업과 신규 프로젝트는 이러한 진화 단계에 꼭 필요하다. 핵심은 물론 브랜드와 콘텐츠에 있지만, 미래구조를 더욱 좋게 만들기 위해서다. 일례로, 공동구매 플랫폼 레이블스토어, 제제 등은 고객을 먼저 만나 테스트할 수 있고 프로모션 할 수 있는 채널이며 동시에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식품 플랫폼인 딜로마켓의 경우에는 버티컬 플랫폼으로의 실험을 바탕으로 노하우를 쌓고, 최후 비즈니스 단계에 접어들 때 그 노하우를 100%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그리고 타깃 소비자들의 니즈를 더욱 파헤치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매력적인 버티컬 영역이다.

즉, 비즈니스 구조를 더욱 좋게 만드는 투자이자, 선행실험으로 노하우를 쌓는 테스트 베드다. 말미에는 모두 연결된 생태계가 탄생할 것이다.

Q. 이쯤 되면 궁금하다. 블랭크는 콘텐츠 회사인가 커머스 회사인가? 혹은 콘텐츠와 커머스 중 어느 영역이 더 중요한가?

우리는 제품을 팔지만 콘텐츠도 팔고 있다. 뻔한 답이지만 둘은 뗄 수 없다. 고객으로부터 무엇을 얻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 동안은 고객의 손이 닿는 오프라인 점유율이 높은 회사가 헤게모니를 가졌다. 앞으로는 고객의 뇌 속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기업이 패권을 쥘 것이다.

오프라인 중심 시대에서는 점유가 중요했지만, 앞으로의 디지털 세계에서는 인식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단적으로 고객의 시청시간, 재충전시간, 일과시간의 몇 %를 차지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파워풀한 것이 콘텐츠다.

반면, 고객에게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커머스다. 제품이나 서비스 등 브랜드 커머스 자산이 중요하다. 디자인 혁신을 꾀하려는 이유도 브랜드 자산을 만들기 위함에 있다.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의 중심에는 무조건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Q. 콘텐츠 커머스, 미디어 커머스 시장의 선구자로서 전반적인 시장의 성장성을 어떻게 보는가?

미디어 커머스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콘텐츠를 활용한 설득방식을 미디어 커머스로 정의한다면, 나는 이 방식은 앞으로 유통의 메인 방식이 될 것이다. 시장의 크기가 크고 작음을 떠나 무조건 유통의 주류가 될 것이다. 효율면에서도 더 낫다.

Q. 효율면에서 무엇이 다른가?

콘텐츠가 갖는 경쟁력이다.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한번 보고 스쳐갈 확률이 높은 반면, 디지털 콘텐츠는 반복적일 수 있고 또 인식을 통해 잠재고객을 만들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 시민들의 발이 묶였을 때 드러났다. 오프라인 구매와 활동은 줄어들었다.

반면, 콘텐츠는 어떤 상황에서도 영유할 공산이 크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환경에 힘입어 점점 시청시간이 늘어나고 글로벌이 연결됐다. 당장 개인이 유튜브에 쓰는 비용만 봐도 알 수 있다.

소비자는 콘텐츠를 보다가 바로 구매할 것이다. 훨씬 더 단순하게 구매가 이루어질 것이고, 절차는 계속 간소화될 것이다. 오프라인 기반 시장에서는 이마트도 성장하고 이랜드도 성장할 수 있었다. 콘텐츠 유통 기반 시장에서도 많은 성장사례가 생길 것이다. 블랭크는 이 부분에서 가장 선제적인 회사가 되고자 한다.

Q. 스타트업부터 자금력을 갖춘 대형 유통업체들도 콘텐츠 커머스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데, 경쟁 고도화에 대한 전략은 무엇인가?

앞으로 모든 기업이 커머스를 할 것이다. 스포츠 회사도 여행 회사도 마케팅 에이전시도 커머스를 할 것이다. 제일기획의 제3기획도 그렇다. 이미 수많은 유통기업도 자체 PB브랜드로 커머스를 한다. 결국 모든 곳이 커머스를 한다. 블랭크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디자인 혁신 등 16차 방정식의 더 어렵고 고차원의 길에서 구조를 찾아야 한다. 향후 몇 년 내 유튜브로 인한 초대박 기업이 탄생할 것이다.

지난 시간 ‘아시아에서 페이스북에 가장 많은 광고비를 쓰는 것이’ 나의 소기의 미션이었다. 이제는 아시아에서 유튜브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며 브랜드 플레이를 잘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

Q. 블랭크는 과거에도 앞으로도 페이스북, 유튜브 등 플랫폼 의존도가 높을 듯 하다. 이들의 흥망에 따른 대안이 있는가?

플랫폼의 접근과 활용은, 고객이 가장 많은 곳을 찾고. 고객이 가장 원하는 콘텐츠로 다가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고객은 계속 어디서든 디지털로 콘텐츠를 볼 것이고 구매할 것이다. 우리는 고객 여정을 찾아가면 된다.

우리의 디지털 방문판매 방식을 가장 효율적으로 구현한 곳이 페이스북이었다면, 시청시간을 쌓아 나가면서 팬심을 확보하고 후속 콘텐츠에도 탄력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유튜브다. 장기적 관점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지속 노출시키면서 브랜드를 잘 인식시킬 수 있는 곳을 찾으면 된다.

아울러 종국에는 우리가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가운데 높은 트래픽, 적은 이탈을 유지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브랜드 별 내공을 쌓고 콘텐츠 역량을 기르며 준비하고 실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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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업공개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2019년 2월에 주간사를 선정했다. 기업공개라는 단기적 목표를 잡고 블랭크 전사가 함께 도전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또, 블랭크 구성원들에게 신뢰도 높은 기업에 종사한다는 자부심과 금전적 환경적인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기업공개(IPO)는 데드라인을 잡고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는다. 먼저, 생산과 물류 등 전후방 인프라 및 ERP 시스템 구축 등 기업 내부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기업공개 이전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투자유치를 고려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주간사와 함께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우리 기업의 상황과 시장 상황을 점검하며 최적의 시점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Q. 최근 개인지분을 증여한다고 밝혔다. 얼마나 어떻게 증여할 것인가?

나의 개인지분을 증여해, 블랭크 전체주식의 10%를 직원들의 몫으로 배정할 것이다. 지난 2019년 12월에 전체 구성원에게 1차 증여를 완료했다. 전체주식의 약 0.5% 수준이다. 나머지 수량은 증여계획을 구체화한 이후 실행하고자 한다.

개인지분 증여는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본인을 성장시키고, 조직을 성장시키는’ 임팩트를 창출하는 구성원에게는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할 수 있는 재정적인 보상을 제공하리라 마음 먹었다. 그래서 성장추구 및 임팩트 창출에 대한 보상기준을 증여계획에도 반영하고자 고민 중이다.

Q. 적금, 전세금 대출부터 직장 어린이집 설립, 지분증여까지 사재를 출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두가 동일한 목표를 바라볼 때 회사는 가장 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회사의 성장이 곧 구성원 개개인의 삶을 바꾸고 진화 시킬 수 있다는 믿음 하에 함께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사재출연의 큰 이유는, 구성원들이 기본적으로 삶의 안정감을 갖고 이를 기반으로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하고 성장에 에너지를 투입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매슬로우의 욕구단계 이론을 기준으로 정점을 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생계를 떠나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존경받을 것인지’ 등 개인의 성장에 집중하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나는 이 회사를 성장시켜 나를 포함한 모두가 함께 부를 얻고 존재가치를 증명해 나가기를 바란다. 아직 부족하고 가야할 길이 멀다. 사재출연과 시스템 이외에도 나는 더 증명할 것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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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파격적인 복지실현에 주변 동료 창업주나 스타트업 대표들로부터 질타는 없었는가?

솔직히 많은 눈초리도 있고 신경도 쓰인다. 다만 내 답은 하나다. 나는 블랭커만 본다. 이것이 내 생존 전략이다. 나는 경영자로서 매우 부족하다. 또 똑똑하지 않다. 좋은 사람, 유능한 인재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그동안 좋은 사람과 함께 일구며 성장해왔다. 그래서 나는 이들에게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다. 이들에게 내 의지를 보여주고 실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무조건 블랭커만 본다.

Q. 블랭크는 어떻게 일하는 것을 추구하는가?

나는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에서 존경과 자아실현 같은 상위단계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들 것이고, 이것의 성과를 증명하고 싶다. 안전함과 소속감, 정확한 보상체계를 바탕으로 임팩트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다.

더 나아가 블랭크 구성원들이 이러한 환경 속에서 더욱 고객을 바라보고, 고객의 삶 역시 상위의 욕구단계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바꾸는 것에 집중하며 보람을 느꼈으면 좋겠다.

Q. 특별한 경영철학이 있는가?

내가 인공지능(AI)이라면 하나의 알고리즘을 추구하며, 이에 기반한 경영을 하고 싶다. 현재 나의 알고리즘은 ‘이타적 이기주의’에 있다. 블랭크의 구성원 각자가 모두 자신의 성공과 이익을 추구하면서, 회사와 다른 구성원도 함께 덩달아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알고리즘이다.

Q. 마지막으로 소비자 혹은 임직원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린다.

블랭크는 계속 진화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고객의 불편함 개선을 넘어서 고객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이 세상에 필요한 기업이 되고 싶다. 어제 보다 나은 블랭크가 될 것이고 끊임없이 개선하는 블랭크가 될 것이다.

그동안 기업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대중의 시선이 실적과 기업가치, 예비유니콘 등등 외연에 초점이 모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블랭크의 본질은 도전과 실험으로 혁신을 찾는 5년차 스타트업이라는 점에 있다. 스타트업으로서 도전과 실험 결과를 대중에게 보여드리고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신을 무장하고 전진 중에 있다. 앞으로 브랜드와 콘텐츠 등 소비자의 범 라이프 스타일적인 부분에서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아울러, 회사의 방향성과 과감한 투자, 미션에 공감해주고 함께 도전을 만들어가는 블랭크 임직원 분들에게 항상 박수를 보내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황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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