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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나의그림 나의생애|정현숙 작가, 2019~2020년-②]작은 단위들의 질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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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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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and After, 41×44㎝ Acrylic, crystal and Mother of Pearl on Canvas, 2020 자개와 크리스털에 관한 한, 정현숙은 이제 수준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 10여 년 이상의 세월을 이 두 재료에 몰두해 온 결과이다. 붓과 물감을 사용하는 대신 일종의 오브제인 자개와 작은 크리스탈 조각을 캔버스에 붙여나갔다. 이 작업은 매우 고된 반복적 동작을 필요로 하며 긴 정신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하여 정현숙이 만들어내는 세계는 아주 작은 단위들이 모여 일정한 배열을 이루는 가운데 나타나는 질서의 세계이다. 질서는 어떤 원칙과 법식(法式)을 필요로 하는데, 그것은 정현숙의 경우 그 나름의 제작방식이 된다.

정현숙의 제작방식은 그녀 스스로가 고안한 것으로써 특수한 것이 되며, 그녀의 노하우인 동시에 장점이기도 하다. 예술에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 동시에 평가의 대상이 된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정현숙의 작업은 오늘날 예술(fine art)의 기원인 고대 그리스의 ‘테크네(techne)’를 떠올리게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오늘날 예술을 뜻하는 ‘art’는 기술이라는 의미의 ‘techne’였으며, 그것은 조선술이나 직조술처럼 일상 속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고대 그리스적 의미에서 이 테크네에 필수적인 것이 바로 법식(rule)이었다. 거미줄에서 착안한 직조술이 가로줄과 세로줄의 교직(交織)이란 법식을 필요로 했듯이, 정현숙(크리스털&자개 단색추상화가,서양화가 정현숙,Dansaek abstract art of crystal and Mother of Pearl,JEONG HYUN SOOK,미니멀컬러 아티스트 정현숙,Minimal Color Artist JEONG HYUN SOOK,정현숙 교수)작업에서도 역시 가로와 세로의 확장이라는 법식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개와 크리스털이 일상적 사물이듯이 일상의 영역에 속한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던의 원환적 성격, 다시 말해서 ‘모던(modern)’이 ‘후기모던(postmodern)’에 와서 ‘모던 이전(premodern)’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 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

△윤진섭 미술평론가/Yoon Jin Sup(Art Critic)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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