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한 선생님이 수업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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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출석 확인하고 수업 시작할게요. 박서영(가명) 학생, 어딨나요?”
텅 빈 고3 교실에서 교사 이경주씨가 교탁 앞에서 물었다. 시선은 노트북 화면을 향했다. 교실 대신 노트북 화면 속에 학생들 얼굴이 보였다. 학생들은 화면 속에 20여 개로 분할된 네모난 창 속에서 각자 마스크를 쓴 채 선생님을 바라봤다. 그 중 한 명이 손을 흔들었다. “아, 보이네요! 다음 11번 이현선(가명) 학생….”
9일 중3·고3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개학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이 되자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 3학년 3반 학생들의 1교시 심리학 수업이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으로 실시됐다. 3반 학생 23명은 모두 제때 출석했다. 일부 학생들은 얼굴 대신 검은색 화면이 떴다. 온라인 수업이 익숙지 않아 카메라를 꺼놓은 탓이다.
올 한해 심리학 과목을 맡은 이씨는 학생들과의 뒤늦은 첫 개학 인사를 노트북 화면 너머로 전했다. “여러분과 1년동안 함께 할 이경주 선생님이에요. 온라인 개학 1교시인데 모두 와줘서 고마워요.”
서울여고의 온라인 개학은 비교적 무탈하게 진행됐다. 교사와 학생들이 영상과 댓글로 실시간 소통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이씨가 “교과서를 갖고 있느냐” “자료가 잘 보이느냐”고 물으면 학생들은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했다. 학생들은 영상 재생에 오류가 날 때에는 댓글창에 “소리가 안들려요”라고 남기기도 했다.
한 학생은 수업이 끝나고 “(온라인 개학은) 처음이라 기대도, 긴장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좋았다”고 했다. 이씨도 “처음엔 복잡하고 어렵지만, 계속 하다보면 생각보다 소통하기 쉬운 플랫폼”이라며 “소통이 잘 돼서 실시간 온라인 수업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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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이 처음인 만큼 삐걱거리는 부분도 있었다. 3학년 5반 담임교사인 김우영씨는 화상회의로 아침 조회를 진행할 때였다. 대부분 학생이 오전 8시10분 조회시간에 맞춰 온라인 플랫폼 ‘줌’에 접속했지만, 두 명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김씨는 상황을 확인해봐야 한다며 조회가 끝난 후 빠진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른 반 담임교사도 조회 후 학생과 통화를 하며 “서버 접속이 몰려서 끊겼을 수도 있다”며 “1교시부터는 차분히 맞춰 수업을 듣되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다시 전화 달라”고 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경기 수원시 고색고를 방문해 “처음 가는 길인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과정과 경험도 우리의 자산과 경험이 될 것”이라면서 “온라인개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불편함, 어려움은 교육부도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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