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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샌더스 경선 하차…미 대선 ‘46년생 트럼프 vs 42년생 바이든’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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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8일(현지시간)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왼쪽)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하차로, 11월 미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오른쪽)의 맞대결로 사실상 확정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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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중도 하차를 선언했다. 이로써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조기에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맞대결로 사실상 확정됐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등을 통해 중계한 영상 메세지를 통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비해 확보한 대의원 수가 300명 뒤지는 상황에서 (민주당 경선) 승리로 가는 길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어 “우리는 함께 통합해 현대 미국 역사에서 위험한 대통령인 트럼프를 물리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절체절명의 시기에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일과 신뢰할 만한 리더십을 보여줄 의지도, 능력도 없는 대통령에 의해 위기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 자리는 포기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재선 저지를 위해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다만 남은 경선기간 투표 용지에 이름은 계속 올려두겠다고 밝혔다.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8월 전당대회에서 새롭게 채택할 민주당 정강정책과 대선 공약 등에 자신과 지지자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난 2월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공식 개막했던 민주당 경선 레이스도 65일 만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 연초까지만 해도 20여명의 남·녀·노·소 경선주자들이 난립했던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후의 1인’으로 살아남은 것이다.

이로써 미국 대선 레이스는 현직 대통령과 전직 부통령의 대결 구도로 조기에 정리됐다. 미국을 특히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민주당은 경선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인들의 시선이 일찌감치 본선 대결로 옮겨가면서 대선 구도도 조기에 정리된 것이다.

선거 전망이나 판세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워낙 커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상대결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백중세 또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근소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시 지도자’에 준하는 활동으로 미디어를 점령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도 취임 이후 최고치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얼굴이나 이름을 찾아보기 힘든 날이 많아 현직 대통령에 비해 불리한 처지다.

이날 발표된 뉴스위크·유고브 여론조사에서는 양자 대결시 바이든 48% 대 트럼프 42%, 퀴니피액대 조사에서는 바이든 49% 대 트럼프 41%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안팎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근소하게 앞선 양상이다.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추이(여론조사 결과치 종합)|fivethirtye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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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거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각종 여론조사 결과치를 종합한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2017년 1월 취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최저치인 36.5%를 기록한 2017년 12월 이후 지난주에는 최고치인 45.8%를 기록했다. 2년여 만에 약 1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코로나19 늑장 대응에 대한 언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브리핑에 나서 ‘전시 사령관’의 면모를 보이면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루 3만명씩 늘고 있는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 폭증세가 지속될 경우 이 같은 지지율이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2조 달러 넘는 돈을 쏟아부은 ‘슈퍼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여파로 대량 실업과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정권 책임론’이 강해질 수 있다. 금융위기가 휩쓸기 시작하던 2008년 대선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승리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다는 가정 하에, 급격히 침체된 경기를 어느 정도 살려내느냐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 승리의 원동력이 된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경우 경제상황에 더욱 민감해 이번 대선에서도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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