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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선택 4·15]정치 신인 황교안 ‘좌절’…“책임지겠다” 당 대표직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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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론’ 전략 되레 발목…‘정치 9단’ 김종인도 역부족

경향신문

고개숙인 황교안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사퇴를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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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63)가 결국 서울 종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무총리 출신 간 대결이자 여야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들이 맞붙어 대선 전초전으로 불린 이번 총선에서 ‘정치 신인’인 황 대표는 낙선과 “책임을 짊어지고 가겠다”며 당 대표직도 사퇴해 대권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황 후보는 개표를 잠정 완료한 결과 39.9%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58.3%)보다 20%포인트 가량 뒤처지며 완패했다.

황 대표는 지난 2월 출마선언 이후 ‘황교안 대 문재인’ 구도로 몰아가며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이 호평을 받으면서 이 같은 선거전략은 오히려 황 후보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황 대표에게 종로는 ‘험지’였다. 대권을 향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당초 서울 용산 등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을 우선 검토하기도 했다. 일단 원내 진입을 해야 당권을 공고히 하고 대권가도를 다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 지지층에선 황 대표가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를 피해선 안된다는 여론이 컸다. 이석연 당시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종로 출마를 압박하자 황 대표는 뒤늦게 출마를 결단했다. 이후 분열된 보수층을 통합하고 종로 선거에 집중하고자 삼고초려 끝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황 대표의 한 박자 느린 리더십은 고비마다 논란이 됐다.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막말’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윤리위원회가 ‘탈당 권유’라는 낮은 수위의 징계를 내리자 김종인 위원장이 “한심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황 대표는 “숙의하겠다”며 애매한 태도를 보이다 뒤늦게 “우리 당 후보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냈다.

황 대표의 국회 입성은 좌절됐지만 대선으로 가는 길은 진행형이란 관측이 많다. 통합당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가 험지 출마를 마다하지 않았다는 점, 보수진영의 다른 유력 대선주자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황 대표는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며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 국민 위해 제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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