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박모양(12)은 16일 오전 9시부터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과 EBS 온라인클래스 등 여러 교육 플랫폼에 로그인을 시도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다. 학교에서 온라인 개학식을 진행하겠다던 줌에는 ‘최다 참가자 수인 100명에 도달했다’는 안내문자만 떴으며, 강의 자료라도 보기 위해 접속한 EBS 온라인클래스는 좀처럼 로그인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어느 플랫폼에도 들어가지 못한 박양은 발을 동동 굴렀다.
담임교사에게 연락을 취해봤지만 “선생님도 못 들어가고 있다”는 답변만 들었다. 학교에서도 이렇다할 해결방법이나 대응지침은 알려주지 않았다. 박양은 2시간 가량 책상 앞에서 마우스만 움직이다 결국 노트북을 덮었다.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총 312만여명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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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국 중·고등 1~2학년, 초등 4~6학년 총 312만명이 온라인 개학을 했다. 지난 9일 중·고등 3학년에 이은 2차 온라인개학이지만 전국 곳곳에서 플랫폼의 접속 지연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했다. 중·고교 3학년 85만8600명을 합치면 약 400만명이 온라인 수업을 받는 것이다. 교육당국은 1차 온라인개학 당시 시스템 불안정이 이어지자 이용자 분산 등의 각종 대책을 내놨으나 이날도 사이트 먹통을 피하지 못했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물론 한국교육학술정보원 e학습터도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
접속은 원활했는데 수업 도중 동영상이 끊어지는 현상도 많았다. 서울 노원구 화랑초등학교에서는 이날 4~6학년 전체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진행했다. 사용 플랫폼은 줌이었다.
하지만 1교시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4학년 1반 정원은 28명이지만 23명만 접속했다. 접속한 아이들도 “선생님, 화면이 끊겨요” “선생님 말이 안 들려요” “인터넷이 잘 안돼요”라고 아우성이었다.
한 아이는 “수업시간이 학원 시간과 겹치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최승현 교사는 “(지금 원격수업은) 집에서 하는 거지만 개학한 거예요. 학교 오는 거였으면 그 시간에 학원 안 갔을 거잖아요. 졸려서 수업 못 들을 것 같아요, 학원 때문에 못 들을 것 같아요 하면 안돼요”라고 말했다.
이 학교 우명원 교장은 “학부모들은 아이를 엄청 잘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과 아이들이 얼굴보면서 소통하는 시간을 원하더라”라며 “그래서 EBS 플랫폼 콘텐츠 중 괜찮은 것을 가져다 줌을 활용해 수업하는 방식이다. 오는 20일 개학하는 1~3학년도 그렇게 수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조문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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