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중·고생 11만6100여명 2차 온라인 개학
기계 조작 실수로 수업 지연…e학습터도 접속장애
텅 빈 교실엔 선생님의 목소리만 울렸다. 아무리 불러도 출석 체크에 대답하는 학생은 없었다. 모니터를 앞에 두고 마주한 선생님과 학생은 답답한 표정이었다. 16일 오전 10시55분 전북 남원 용성중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쌍방향 수업의 모습이다. 이날 2차 온라인 개학을 맞아 2학년 과학 수업이 진행됐지만, 출석 체크로만 10분을 허비했다.
16일 오전 10시 55분 전북 남원시 용성중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김정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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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전종희 과학 교사는 “나갔다가 다시 접속할게”라고 말하고 접속을 끊었다. 그 뒤 20여분간 장비 점검을 마치고서야 수업이 진행됐다. 수업 진행 중에도 학생들의 대답이 2~4초 정도 뒤늦게 전달되기도 했다. 전종희 교사는 “단순 기계조작 실수로 지연되긴 했지만 수업은 무난하게 이뤄졌다”며 “온라인 수업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벌어진 일로 보이고, 이런 부분들은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이 16일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전북 지역 교육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졌다. 지난 9일 중3·고3의 온라인 개학 때보다 원격수업 플랫폼에 접속하는 학생 수가 4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접속 장애가 반복된 것이다.
접속이 안 된 탓에 일부 학생·학부모는 불만을 나타냈고, 접속 장애에 관한 민원도 이어졌다. 대부분의 학교 현장에서 교육 당국이 제공한 원격수업 플랫폼이 급증한 접속자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날 EBS 온라인클래스도 접속이 지연되는 등 오류가 잇따랐다. 알 수 없는 오류로 접속이 끊겼다 이어지길 반복했다. 양모(15)양은 “수업을 보는 중에 접속이 끊겨 집중하기 어려웠다”며 “아예 클릭도 안 되는 경우도 있었고,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듣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박모(16)군도 “e학습터가 안 되니까 복구될 때까지 자습하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16일부터 도내 초등학교 4~6학년 4만7899명, 중학교 1~2학년 3만3172명, 고등학교 1~2학년 3만5071명 등 11만6100여 명이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1주일 전 중3·고3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 당시 3만3000여명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이들 모두가 함께 접속하면 전북에서만 15만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받는다.
학생들이 몰리는 오전 시간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e학습터나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원격수업 차질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와 전북교육청도 지난 15일까지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의 서버증설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교육현장의 혼란은 피할 수 없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접속하는 오전 시간대에는 가급적 온라인 동영상 게재를 지양하고, 학교별로 하나의 교육플랫폼을 사용하기보다는 수업내용에 따라 다양한 플랫폼을 사용해 접속자 분산을 유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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