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십번 통화, 전화개학이다" "마치 콜센터같다" 불만 영상 올려
학부모 "부모개학인데 전화개학?"… 교육계 "전교조, 대안없이 투정만"
25일 전교조 서울지부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유은혜 장관에게 보내는 교사들의 반사 담화! 이거슨(이것은) 뒷담화가 아닌 앞담화. 진지합니다'라는 제목의 6분 25초짜리 영상 내용이다. 이들이 언급한 '반사'는 교사에게 넘어온 책임을 교육부에 다시 넘긴다는 뜻이다. 영상에 출연한 전교조 서울지부 김홍태 정책실장과 김현석 수석지부장은 온라인 개학과 관련한 교사들의 불만을 전하며 말끝에 "반사! 반사!"라고 외쳤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교사들이 보낸 글을 대신 읽는 식으로 영상을 찍었다. 영상에서 전교조 서울지부는 "온라인 개학이 아니라 전화 개학이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학부모에게 전화와 문자로 하루 수십 차례 일대일 안내하고 있다. 마치 콜센터를 방불케 한다"는 한 교사의 불평을 전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부모가 초등학생 자녀의 출석과 과제물을 챙겨줘야 해 이미 '부모 개학'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교사들의) '전화 개학'이라는 용어를 새로 제시한 것이다. 이들은 "온라인 수업 결정부터 교육부는 교사들에게 모두 짐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학부모 그리고 사회와 함께 책임지고 고통을 나누자고 했어야 한다. 교육부가 교사만 욕받이로 내몰고 있다"는 한 초등 교사의 말도 전했다.
이런 영상에 대해 교육계에선 "전교조가 온라인 개학에 대해 대안 없이 비꼬기만 하는 것은 투정 부리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학부모는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 둘의 온라인 수업을 챙겨주느라 하루 두세 시간씩 나도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교사가 고생하는 것은 알지만 본인 직업 아니냐. 학생들이 등교할 때 챙겨주던 일을 전화로 대신하는 게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채모(39)씨도 "온라인 수업을 보면 교사 없이는 진행해도 엄마 없이는 진행이 안 될 정도"라며 "이런 상황에서 전교조와 교육부가 서로 잘했네 못했네 하고 있다니 학부모로서 황당하다"고 했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온라인 개학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은 처음이기 때문에 교육 주체들이 협조해야 한다"며 "교원 노조라고 하면서 대안을 분명히 제시하지 않고 단순히 현장의 불평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교사들이 지금 상황에서 '내가 교육부 잘못으로 욕먹고 있다'고 호소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했다.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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