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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성착취물 실태와 수사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경찰, '갓갓' 신상 정보 공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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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조사 때 혐의 부인한 '갓갓' / 영장심사 뒤 기자들 질문엔 "인정한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의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텔레그램 ‘n번방’의 개설자 ‘갓갓’(대화명)이 12일 구속됐다. 경기지역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남학생 문모(24)씨로 알려진 갓갓은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면서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문씨는 이날 오전 10시20분쯤 경북 안동경찰서 문을 나섰다.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서다.

세계일보

성 착취물을 공유 텔레그램 ‘n번방’의 개설자 ‘갓갓’이 12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안동경찰서에서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 180㎝가량의 건장한 체격에 와인색 후드티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그는 모자를 눌러 쓴 채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었다. 안경과 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며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입을 닫고 경찰 호송차에 올랐다.

문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곽형섭 부장판사 심리로 30분 만에 끝났다. 이후 문씨는 심경에 변화가 생긴 듯 법정을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짧게 답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인정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연이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문씨는 추적이 어려운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통칭 ‘n번방’을 만들어 여성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경찰의 추적이 시작되자 수사망을 피하려 고등학생인 척을 하는가 하면 문화상품권으로 대화방 입장료를 받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수사 착수 10개월여 만인 지난 9일 문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소환 조사를 했다. 문씨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이 수집한 증거들을 내밀자 범행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문씨의 신상을 공개할지 여부도 검토 중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이현우)는 ‘박사방’ 조주빈(24)씨의 공범으로 지목된 전직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29)씨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천씨 측은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일부 혐의를 부인하며 기존 주장을 번복했다.

천씨 측 변호인은 “일부 동영상은 서로 동의를 하고 찍은 것”이라며 “몰래 찍은 영상 일부 역시 멀리서 찍혔다.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천씨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미성년자가 포함된 여성 피해자 여러 명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촬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천씨가 조씨와 공모한 범행에 대해서는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안동=배소영 기자, 안병수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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