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충북 지역 시민단체들이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세워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신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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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지역 사회단체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한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충북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는 13일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의 철거와 그들의 이름을 딴 대통령길 폐지를 촉구했다.
충북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이날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 휴양지에 군사 반란자인 두 사람의 동상과 길을 두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1980년 5월 전두환·노태우 신군부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광주시민에게 탱크와 헬리콥터, 총칼로 살육한 군사 반란자, 학살자”라며 “전두환은 아직도 국민을 폭도로 몰아 죽인 발포명령 책임에 대해 발뺌하고 시민 희생을 모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5·18 민중항쟁 40주년을 맞아 5월 영령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우고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라며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 및 대통령길 폐지와 함께 청남대를 혁신, 보완해 진정한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남대 혁신을 위해 범도민공청회를 개최하고, 국민의견을 수렴하기를 요구한다”라며 “군사반란 발포권 책임자 처벌과 역사 왜곡·망언에 대한 처벌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이시종 충북지사를 만나 청남대에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을 철거 해 줄것을 거듭 요구했다.
이 지사는 이들과 만난자리에서 “여러분들의 뜻이 잘 전달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청남대 관리사업소 측은 “이곳은 전직 대통령의 모든 것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정치색에 따라 시설을 없애거나 설치하지는 않는다”라며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또한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남대는 1983년 12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세운 대통령 전용별장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년 충북도에 소유권을 넘기면서 민간에 본격 개방됐다.
충북도는 이곳을 테마관광지로 조성하고 역대 대통령 동상, 유품, 사진, 역사기록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2015년에는 이승만∼이명박 전 대통령 등 10명의 동상을 설치해 역대 대통령을 소개하고 있다. 또 청남대를 처음 이용한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6명의 전직 대통령 이름을 딴 트레킹 길도 조성했다.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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