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지난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 들머리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은 경기도 용인시 확진자가 다녀가지 않은 곳인데도 방문자 가운데 환자가 발생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7일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확인된 뒤 일주일이 됐지만, 관련된 신규 확진자 수는 매일 20~3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구 신천지예수교발 집단감염처럼 ‘슈퍼전파 사건’으로 발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데 비하면 예상 밖의 규모인데, 방역당국은 13일 “(이태원 클럽 방문자와 달리) 신천지예수교 신도의 접촉이 밀도 높게 반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예수교 사례와 비교할 때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의 위험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첫 환자 이후) 잠복기 2주가 다 지나지 않았고, 검사를 받지 않은 분들도 있어 정확한 발병률이나 위험도 판단은 조사 이후 할 수 있다”면서도 “발병률에 있어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예수교 신도들의 경우엔 교회 예배 말고도 소수가 밀접하게 접촉하는 소모임이 굉장히 많았다”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가 짧게는 몇분, 길어야 한두시간 정도 머무르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클럽 방문자와 달리 교회에선 정해진 인원이 만남을 지속해 바이러스를 전파할 기회가 더 많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구 첫 환자인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다음날(2월19일)부터 신천지예수교 관련 신규 환자가 매일 수십~수백명씩 새로 쏟아져, 3월3일엔 가장 많은 851명(오후 4시 기준)이 나온 바 있다.
두 사례의 공통점도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그때는 (코로나19 전파력의) 위험도나 지역감염이 없었던 상황이라 마스크를 안 썼을 거고, 기도나 예배를 보는 과정에서 비말(침방울)에 많이 노출됐을 거라고 본다. 클럽도 실내에서는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샤우팅 등으로 비말을 많이 유출한다는 점은 마찬가지”라며 “이렇게 밀폐되고 (사람들끼리의 거리가) 밀접하고 밀도가 아주 높다면 신천지예수교회나 클럽이 아니라도 어디서든 (코로나19 전파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이렇게 사람이 붐비고 환기가 어려운 곳의 방역을 강화하고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유흥시설 등 출입명부를 작성할 때, 출입하는 사람이 거짓정보를 적지 못하게 할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또 시설별 위험도에 따라 방역수칙도 보완하기로 했다. 정 본부장은 특히 “유흥시설과 학원, 학교의 위험도가 다르므로 그에 따른 차등화된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에 100% 동의한다”며 “법적 근거나 인센티브, 처벌 등이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과 경남 등 일부 지방정부에서 시행하던 익명검사는 이날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다만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조치로, 전체 검사로 확대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네이버 뉴스판 한겨레21 구독▶5.18 40돌 ‘다섯개의 이야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