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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코로나가 바꾼 新직업 시대] 유형 2 : 부업에서 본업으로 | 내 사업 홍보하려다 홈피관리 전문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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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몽에서 ‘스마트최’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홈페이지(웹사이트) 개발·디자인 일을 하는 최재우 씨는 ‘디지털 노마드족’이다. 지금까지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프라하, 발리, 홍콩, 푸켓 등 세계 각국에서 거주하며 일과 삶을 즐겼고 현재는 제주도로 이주해서 살고 있다.

▶홈페이지 전문가 최재우 씨

▷세계 여행하며 근무 ‘디지털 노마드’

매경이코노미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는 여러 온오프라인 사업을 해보다 친구 소개로 지난 2015년부터 크몽에 둥지를 틀었다. 처음에는 개인 사업 홍보를 위해 시작했는데, 코딩을 배우면서 홈페이지를 꾸미는 일에 재미를 느꼈고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쓰다 보니 어느 결에 그의 생업이 됐다.

“웹사이트 개발과 디자인은 물론, 검색 엔진의 검색 알고리즘에 최적화하는 등 고객의 웹사이트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이 홈페이지를 갖고 그것을 관리하는 것은 제가 개인 사업을 할 때부터 ‘가장 중요한 온라인 마케팅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최적화 작업을 잘하는 업체가 되고 싶어 지금까지 쭉 한 우물만 파오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라고 해서 편하게 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처음 2년은 매일 14~16시간씩 일하는 강행군이었다. 결국 몸에 탈이 났고, 근무시간을 의도적으로 많이 줄였는데도 하루 근무시간이 10시간은 된다.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어 자유롭기는 하지만, 그만큼 출퇴근시간도 따로 없어 일과 사생활을 의식적으로 구별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지난해 거래 건수는 약 1200여건, 올해는 월평균 50~100건 정도 거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업이다 보니 소득이 일정하지는 않지만, 평균적으로 대기업 연봉 정도는 버는 것 같습니다. 코딩과 최적화는 끊임없이 공부해서 기술을 업데이트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각오 없이 뛰어들면 생존하기 버거운 시장입니다. 저는 가장 유효한 기술을 습득해 실행하고 있고, 그보다 더 큰 경쟁력은 지금까지 쌓아온 수많은 작업 결과의 데이터들입니다.”

코로나19의 여파는 온라인 서비스 산업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제일 먼저 병원, 학원, 연구기관, 식당 등 오프라인 업체에서 주문이 끊겼고, 다음으로 온라인 업체 또한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금액을 줄이며 매출이 반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이들도 서서히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닫고 관련 투자를 늘리며 5월부터는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인터넷과 컴퓨터로 일하는 근무는 훨씬 더 많아지겠지만, 디지털 노마드는 지금보다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에도 엄청난 기술을 갖고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충분히 살 수 있는 분들이 있지만 결국 안정적인 삶을 더 원하는 것 같아요. 디지털 노마드는 기술이 있어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정하는 삶의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직장인보다 더 쉬운 삶이 아니에요. 일하는 장소와 시간에 구애는 안 받지만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래도 저는 다시 태어나도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선택하겠습니다.”

▶IT 개발자 전철환 씨

▷영업 걱정 없어지고 연봉은 3배 껑충

매경이코노미

전철환 씨는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앱을 만들고 관리하는 개발자다. 1999년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기 위해 대학에 입학했으나 IT 붐이 일자 프로그래밍으로 방향을 틀었다.

“IMF 외환위기로 인해 경기가 침체된 시기였죠. 진로 고민을 많이 했는데 IT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보니 개발 직군이 유망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곧바로 학원에 등록해 6개월간 프로그래밍을 배웠어요. 이후 독학으로 공부를 이어가고 웹사이트 개설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실력을 키웠죠. 병역특례제도를 활용해 IT기업에서 근무한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병역 의무를 마친 뒤에는 프리랜서 개발자로 활동하고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는 콘텐츠 유료 구독 플랫폼 ‘팁리치’를 운영하며 숨고를 통해 프리랜서 활동을 병행한다.

“과거에는 일감을 찾기 위해 직접 발로 뛰거나 영업직원을 고용하기도 했어요. 2018년 SNS에서 우연히 숨고 광고를 보고 가입했죠. 처음에는 재능마켓이라는 개념이 생소해 큰 기대를 걸지 않았어요. 그런데 굵직한 프로젝트도 자주 들어오고, 한 번 프로젝트를 의뢰한 고객이 다른 작업을 재요청하기도 해 이제는 영업 걱정 없이 개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숨고를 통해 수주하는 일감은 한 달에 두 건 정도. 얼핏 적은 것 같지만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지금 소득이 세 배가량 높다. 개발 프로젝트는 건당 단가가 수십만원에서부터 수천만원대까지로 다양한데 그중 고가 프로젝트를 주로 선택해서다. 더불어 앱이나 웹사이트는 초기 개발 업무를 맡으면 이후 유지·보수도 담당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전 씨는 알짜 일감이 꾸준히 이어지는 비결로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과 신뢰를 꼽는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알려주고 클라이언트(고객)로부터 이메일이나 전화가 오면 바로 응대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외부 인력에게 일을 맡기는 고객은 담당자와 연락이 되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아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만난 고객이라면 특히나 소통으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 눈높이에 맞는 결과물을 약속한 기한 내에 전달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이런 전략 덕분에 재주문율이 30%나 됩니다.”

▶상가 인테리어 전문가 김정현 씨

▷즐거운 일에 더 많은 시간 쏟을 수 있어요

매경이코노미

숨고에서 상가 인테리어 고수로 활동 중인 김정현 씨는 영국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한 유학파다. 영국에서 주택 인테리어 일을 하다 2010년 한국에 돌아왔다. 귀국 직후에는 손에 익은 집 인테리어 견적 요청을 주로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내 실망하고 만다. 영국과는 너무 다른 작업 환경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는 인테리어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습니다. ‘내가 가구나 타일 골라주는 사람인가’ 하는 실망감이 들더라고요. 보다 자유롭게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찾다 보니 자연스레 커피전문점이나 음식점 같은 상업 공간으로 눈길이 갔습니다.”

4년 전 숨고에 업체를 등록한 후에 김 씨는 상가 인테리어 전문가로 완벽 변신에 성공했다. ‘NK디자인’이라는 인테리어 업체를 차렸고 지난해에만 25개 상가 인테리어를 진행했다.

숨고를 접하고 달라진 점은 비단 늘어난 작업 건수만은 아니다. 김 씨는 “다른 것보다 업무 만족도가 크게 올랐다”고 자랑했다. 들어온 견적 요청을 미리 살펴보고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지면서다. 과거와 달리 재밌어 보이고 스스로 역량을 더 잘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은 작업을 나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제가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본적으로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숨고 플랫폼 활용 후 제 업무 만족도뿐 아니라 고객 만족도도 올라갔습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다 보니 사장님과 소통하는 시간도 훨씬 늘어났거든요. 한 번에 4~5시간 미팅은 기본이죠.”

김 씨는 인테리어 시장이 점점 투명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딱히 정해진 시세가 없다 보니 그동안 시장에 신뢰가 없었습니다. 이제 평점이나 리뷰처럼 업체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생기면서 업계에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노승욱·김기진·나건웅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59호 (2020.05.20~05.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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