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으로 목 눌러 강압 체포
고통 호소에도 경찰들 방관
FBI 수사 착수…수천명 시위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식당 보안 요원으로 일하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강압 체포 행위로 사망했다. 사건은 당시 현장을 지나던 행인이 경찰의 가혹행위를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영상에 따르면 백인 경찰이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누르고 있고, 플로이드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제발, 제발, 제발, 숨을 쉴 수 없다. 제발”이라고 호소한다. 플로이드는 엄마를 부르면서 “배가 아프다. 목이 아프다. 전신이 아프다. 숨을 쉴 수가 없어요”라고 했다.
몰려든 행인들이 숨질 수 있다며 목을 누르지 말라고 소리쳤지만 해당 경찰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른 경찰은 행인 접근을 막은 채 가혹행위를 방치했고, 플로이드는 5분가량 경찰관의 무릎에 뒷목이 눌린 채 엎드려 있었다. 플로이드는 코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었다. 하지만 구급차가 도착해 그가 들것에 옮겨지기 전까지 해당 경찰관은 뒷목을 누른 무릎을 풀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음주 상태로 의심되는 용의자가 저항했고, 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과정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 수천명의 시민은 현장에 모여 ‘숨을 쉴 수 없다’ ‘살인자 KKK 경찰을 감옥에’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관할 경찰서까지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스타트리뷴 등 미니애폴리스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흥분한 일부 시위대는 경찰서 유리창을 깨고 경찰차를 파손했으며, 경찰서 건물에 낙서를 했다. 결국 시위 진압복을 착용한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FBI와 미네소타 형사체포국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미니애폴리스 경찰당국도 논란이 확산하자 관련 경찰관 4명을 파면했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며 “흑인이라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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