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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미국 흑인 사망

미 ‘흑인 사망’ 항의시위… 트럼프 “시위 주도 세력은 ‘극좌파’” [라운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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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경찰서 건물 주변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몰려 있다. 미니애폴리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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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사건이 발생한 후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시위 사흘째인 28일(현지시간) 방화·약탈 사건이 발생하는 한편 시위대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도 빚어지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선 데다, 특히 흑인 공동체의 피해가 크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성난 민심이 폭발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5월25일(현지시간)

25일 오후 8시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식당 보안 요원으로 일하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경찰의 강압 체포 행위로 사망했다. 사건은 당시 현장을 지나던 행인이 경찰의 가혹 행위를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영상에 따르면 백인 경찰이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누르고 있고, 플로이드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제발, 제발, 제발, 숨을 쉴 수 없다. 제발”이라고 호소한다. 한 경찰관이 “진정해”라고 말했고, 플로이드는 엄마를 부르면서 “배가 아프다. 목이 아프다. 전신이 아프다. 숨을 쉴수가 없어요”라고 했다. 결국 플로이드는 숨졌다.

“숨을 쉴 수 없어요”…미국서 경찰관 무릎에 뒷목 눌린 흑인 사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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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무릎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덜미를 누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 AP연합뉴스


·5월26일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정황을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26일 밤 미네소타에서는 수백명이 거리로 나와 플로이드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숨을 쉴 수 없다’‘살인자 KKK 경찰을 감옥에’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관여한 경찰관 4명은 해임됐다.

·5월27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규탄하는 이틀째 시위가 이어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다수가 평화적 시위를 진행했지만 시위대 일부는 상점을 약탈하고 공공건물을 부수고, 불을 질렀다. 이날 미네소타 시위에서 최소 30건의 화재가 보고됐다. 시위 참가자 1명이 전당포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항의 시위는 다른 도시로 확대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수백명의 시민들이 8차선 고속도로를 점거하며 연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카고, 멤피스,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도 항의 시위가 열렸다.

·5월28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3일째 수천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 중심지인 제3경찰서 건물 입구가 불타, 사실상 건물이 폐쇄됐다. 총 16곳에서 방화가 보고됐다. 시위가 게세지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방위군 출동을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월즈 주지사는 미니애폴리스, 세인트폴 등 주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덴버, 뉴욕, 오클랜드 등 미 전역 주요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계속됐다. 덴버에서는 주 의사당 밖에서 총성이 들렸으나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에서는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포하며 시위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 40여명을 체포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청문회 개최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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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경찰서 주변 한 술집이 불타고 있다. 이 근처에선 비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미니애폴리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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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아들인 마틴 루서 킹 3세는 “‘폭동’은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이들의 언어”라는 킹 목사의 말을 인용했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제 이해하겠나? 아니면 아직도 모르겠나?”라며 미국 내 인종차별 현실을 맹렬히 지적했다.

“아직도 모르겠나”…르브론 제임스도 흑인 사망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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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 페이스북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브리핑에서 “우리는 같은 교훈을 몇번이나 배워야 하는가”라며 “이 나라의 경찰이 그런 식으로 행동했다는 것이 너무나 무섭다”고 말했다.

조지 플로이드의 가족은 “시위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약탈은 우리의 집단적 목소리에 힘을 분산시킨다”며 “우리와 함께 하는 그들에 감사하지만, 미니애폴리스의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우리 도시의 평화와 안보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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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경찰서 주변 불타는 건물 옆에서 시위대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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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밤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경찰서 앞에서 열린 ‘미니애폴리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항의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콜럼버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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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장 메다리아 아라돈도는 브리핑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해 “매우 고통스럽다”며 도시에서의 범죄 행위에 대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해 “매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으로부터 조지 플로이드 사건 브리핑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지난 밤에 영상을 보고 무척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깡패들이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추모를 불명예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시위대의 ‘폭력적 행위’를 비난했다. 또 제이콥 프레이 시장을 가리켜 “매우 약한 좌파 시장”이라면서 주 방위군이 현장 통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될 것”이라며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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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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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이날 “미니애폴리스의 시위는 불평등에 대한 흑인 공동체의 분노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네소타 시위, 불평등에 대한 흑인 공동체의 분노 반영”

·5월29일

28일 자정 무렵 주 방위군 500명 가량이 미네소타주 메인 도시인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한밤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모두 친구, 가족, 미니애폴리스 주민의 안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력과 약탈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약한 좌파 시장’이란 언급에는 “‘약함’이란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약함’이라는 위기의 순간에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니애폴리스의 강함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총격’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문장이 “폭력을 미화한 것”이라며 운영 규칙에 위반된다며 해당 게시물을 차단했다.

시위대는 29일 워싱턴의 백악관 담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이날 미 전역에서 200여명을 체포한 데 이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진압에 나섰다.

·5월30일

30일에는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뉴욕시의 트럼프타워까지 진격했다.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뒤 소요가 이어지고 있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혼란을 통제하기 위해 당국에 ‘군대의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흑인 사망’ 시위 확산]미 8개 주에 방위군 투입...국방부 ‘4시간 내 배치’ 군 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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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30일(현지시간)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 참가한 시위자가 최루탄이 터진 현장에서 두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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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고 있나”…미 ‘흑인 사망’ 시위 격화

6년 전에도 지금도 “숨 쉴 수 없다”는 외침…변하지 않은 미국

코로나·실업난 이어 전국적 시위 ‘위기의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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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도심에서 30일(현지시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리치먼드|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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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1일


휴일인 31일 미 전역 75곳에서 시위가 열렸다.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25일 사망한 다음날 시작된 시위가 엿새째 이어지면서 방화, 약탈 등 일부 폭력 시위 양상도 벌이지고 있다. 폭력 시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12개주가 주 방위군을 소집했고, 25여개 도시가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이날까지 6명이 총격을 당해 이중 1명이 사망했으며, 240여명이 체포됐다. 경찰관 20여명도 부상당했다.

미네소타주는 외부 세력의 유입을 막기 위해 고속도로를 봉쇄할 준비를 하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로선 주 방위군에 대한 연방 통제 권한을 발동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안보보좌관 “주방위군, 연방서 관리 안 한다”…시위 ‘군 투입’ 선 그어


뉴욕타임스는 “이토록 많은 지방이 동시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은 1968년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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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영국 미 대사관 앞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런던과 베를린 등에서 연대시위가 열렸다. 런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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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극좌 ‘안티파’, 테러조직 지정”…흑인 사망 항의 시위에 ‘자극’으로 맞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을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시위 주도 세력을 ‘극좌파’로 규정하며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앞에서 시위가 계속되자 한때 지하벙커로 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코앞까지 몰려든 시위대…트럼프, 지하벙커로 피신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런던·베를린 등 세계로 번졌다. 미국의 인종차별, 시위대 강경진압에 중국·러시아·이란·터키 등 ‘인권탄압국’이 앞서서 미국의 ‘위선’을 꼬집고 나섰다.

[구정은의 ‘수상한 GPS’]화춘잉도 “숨을 쉴 수 없다”…미국 ‘위선’ 비꼬는 인권탄압국들

시위가 격화하면서 인명피해도 늘고 있다.

미 인종차별 항의 시위 중 아이오와·켄터키서 사망자 나와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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