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인터뷰서 인간미 넘치는 사과 요구
"日정치인, 내가 아는 일본인과 너무 달라"
"일본에도,한국에도 부족한 점 다 있어"
"접하면 접할수록 서로의 마음 알수있어"
고 이수현 씨의 어머니 신윤찬 씨가 지난해 3월 남편 이성대 씨의 별세 후 부산 해운대구 자택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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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씨는 22일자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징용노동자와 위안부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점을 인정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지한 마음이라는 것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준비된 원고를 읽는 것이 아니다"라며 "예를 들면 아들의 기일에 사고 현장에 온 일본인 여성이 색종이에 쓴 말처럼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신 씨는 “내가 아는 (보통의)일본인과 일본의 정치가들의 태도엔 너무나 차이가 있어서 당황스럽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한국 정부에 대해선 "일본 기업이 징용노동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는 사태를 막아줬으면 한다"며 "(1965년 청구권협정에 따른 일본의 경제지원은) 한국 정부가 국가 발전에 썼다. 한국인들이 앞다퉈 요구하면 수습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선 일본통치가 한반도 근대화에 공헌했다는 ‘반일종족주의’가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기자의 질문에 “일제시대는 정치적으론 잘못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한반도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지적도 완전히는 부정할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생각과 접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인들 사이엔 일본에 대해 피해자 의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접하면 접할수록 서로의 마음에 있는 생각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씨는 “(아들의)사고가 날 때까지는 일본을 방문한 적도 없고,역사인식에서도 일본인에게 반감을 가진 한국인이었지만 사고 뒤 많은 일본인과 만나면서 정말 중립적으로 사물을 볼 수 있게 됐다”며 “일본에도,한국에도 부족한 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이웃"이라며 "단절 등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서로 여러 사람들과 계속 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씨의 아들인 이수현씨는 만 26세이던 2001년 1월 26일 도쿄의 한인 타운인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남성을 구하려고 선로에 내려갔다가 열차에 목숨을 잃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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