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이슈 존 볼턴 회고록 파장

안팎으로 폭로 시달리는 트럼프...볼턴 이어 친조카까지 가세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측 친조카 폭로서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

친조카는 출판 강행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안팎으로 폭로전에 시달리고 있다. 밖으론 최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성 회고록을 출간한 데 이어, 안으론 친조카가 삼촌을 정조준한 폭로서 출간을 앞뒀다. 트럼프 측은 폭로서에 대한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조카 측은 출판 강행을 예고하고 있다. 당분간 ‘대(對) 트럼프 폭로’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 시각)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남동생 로버트 트럼프가 조카 매리 트럼프가 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로서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딸 매리는 다음달 28일 ‘너무 많고 절대 충분치 않다’는 제목의 트럼프 대통령과 가문에 대한 폭로서를 출간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인척이 낸 첫 폭로서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대통령과 남동생 로버트 트럼프.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폭로서의 부제는 ‘어떻게 우리 가족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를 만들었나’다. 출판사 홈페이지엔 “(이번 폭로서가) 어떻게 그의 삼촌(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보건·경제·사회망을 위협하는 남자가 됐는지를 설명하는 트럼프 일가의 어두운 역사를 보여줄 것”이라고 소개돼 있다.

폭로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속세 탈루 의혹과 집안 내 불화·추문이 될 전망이다. 2018년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친으로부터 최소 4억1300만달러(약 5000억원) 이상의 돈을 상속 받는 과정에서 거액의 상속세를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기사의 주요 정보원이 매리로 알려졌다. 매리는 책에서 NYT 보도 내막을 상세히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조카 매리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딸이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 친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에 관한 이야기도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프레드는 1981년 알코올 중독으로 42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프레드는 부동산 사업 등 가업을 이어받기를 거부하고 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면서 아버지·동생과의 불화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로버트는 성명에서 “(조카의 폭로서 출간 결정에) 깊이 실망했다”며 “금전적 이익을 위해 가문의 관계를 선정적으로 다루고 잘못 묘사하려는 매리의 시도는 돌아가신 형님에 대한 희화화이자 불의다”고 밝혔다. 이어 “나와 나머지 가족들은 대통령이자 멋진 형제를 너무나 자랑스러워한다. 반면 매리의 행위는 진실로 불명예스럽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1960년대 찍은 트럼프 형제의 사진. 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왼쪽이 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재단


로버트는 가처분 신청서를 낸 근거로 매리가 2001년 조부의 부동산 상속 조정 때 맺은 비밀 유지 합의를 들었다. 정확한 합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초 이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 측으로부터 매리와 그의 오빠가 금전적 지원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로버트는 이날 가처분 신청서에 ‘비밀 유지 합의엔 매리가 쓴 폭로서 등의 출간을 금지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카는 책을 낼 수 없다”고 했는데 이 합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매리 측 변호인은 반박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공공성이 극도로 높은 사안을 다루는 책의 출간을 억누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중이 진실을 아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이런 비합법적인 제한을 가하려고 한다”며 “법원은 수정헌법 1조(언론·출판·집회의 자유)를 위반하는 이 뻔뻔한 시도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출판사도 예정대로 출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NYT는 전했다.

조선일보

오른쪽부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부터 둘째) 미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 차남 에릭. /트위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조카 매리의 악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9년 부친 사망 이후 형 프레드의 자녀들에게 재산을 거의 물려주지 않았다. 조카 측이 “할아버지 유언 조작하지 말고 내 몫을 달라”며 소송을 걸자, 뇌질환을 앓는 종손(從孫·조카의 자녀)의 의료비 지원을 끊어버렸다. 앙심을 품은 매리는 2016년 대선 때도 삼촌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매리의 폭로서 출간 소식이 알려지자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매리의 책이 단합돼 보이는 트럼프 집안 이미지를 박살낼 것이다”고 평했다. 출간 시점인 7월 28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8월 24~27일 전당대회를 한달여간 앞둔 때다. 영국 가디언 등은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을 코앞에 둔 시점의 폭로서 출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고 평했다.

[임규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