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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코로나로 일회용 플라스틱 산업 '반짝'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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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위해 어쩔수 없이 다시 허용, 마스크-보호장갑 등 재활용 안돼 쓰레기 처리 골치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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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전세계가 다시 문을 열자, 전세계 곳곳이 다시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 더미가 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과거에 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일회용 플라스틱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커피숍에서는 플라스틱 컵에 음료수를 담고, 슈퍼마켓은 과일과 빵들을 비닐 봉지에 담고, 사무실은 문 손잡이에서부터 엘리베이터 버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비닐 커버로 덮고 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이라는 명분으로 사용 금지를 반대하는 로비를 강화하는 한편, 플라스틱이 위생을 보존한다고 주장하며 판매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수요가 급증한 이런 플라스틱은 재활용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비닐봉지, 랩, 파우치 같은 플라스틱 제품들은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나 다른 재료들을 혼합해 만들기 때문에 재활용 장비가 식별, 분리 및 용해하기 어렵다. 폴리에틸렌 가방 같은 단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가장 유연한 포장재라 할지라도 기계가 그것을 종이로 오인하지 않도록 분리 수거해야 하기 때문에 잘 재활용되지 않는다.

대부분 비닐 플라스틱인 유연한 포장재 수요의 증가는 미국에서 지난해까지 3%대로 어느 정도 통제되어왔지만 올해 1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우드 매켄지(Wood Mackenzie)가 밝혔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1.5% 증가에 비해 올해 5% 이상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탕, 야채, 그 밖의 식품용 비닐 포장재와 파우치를 만드는, 캘리포니아 유니언시티(Union City)에 있는 에메랄드 패키징(Emerald Packaging Inc.)의 케빈 켈리 최고경영자(CEO)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매출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는 한 사람들은 여전히 포장된 상품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플라스틱이 많이 함유된 보호장갑과 마스크 판매도 크게 늘렸다. 전통적인 마스크 제조사들이 생산을 대폭 늘린 것은 물론 새 업체들도 속속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팔리고 있는 마스크와 장갑은 재활용될 수 없어 전세계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6월에 코로나19에 의해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릴 경우 벌금을 두 배로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포장재 대기업 실드에어(Sealed Air Corp.)에 따르면, 전세계에 내려진 봉쇄령으로 매출이 급증한 전자상거래도 플라스틱 봉투 판매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신제품으로 고기 포장용 플라스틱 필름도 개발했다. 육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고기를 아무 포장 없이 그냥 컨테이너 안에 매다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실드에어의 전략담당 임원 세르지오 퍼프킨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위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적어도 식품에 관한한 포장재의 수요가 계속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모찌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로스앤젤레스의 마이모 모치 아이스크림(My/Mo Mochi Ice Cream)은 그 동안 6개 들이 박스 포장으로 판매해 왔지만, 최근 개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마케팅 책임자(CMO)인 러셀 바넷은 "우리가 다시 플라스틱 포장 없는 신선한(open and fresh)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우려하는 위생 상태는 개선하되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전에는 포장 없는 신선식품이었지만 이제 포장된 신선식품이 된 것이지요.”

스티렌 분야의 글로벌 선두기업 이네오스 스티롤루션(Ineos Styrolution)의 친환경 지속가능 담당 매니저 캐시 브래들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쉽게 변할 수 있는 식품에게 유통 기회를 넓혀주었다”고 말했다.

"이제서야 우리가 수년간 주장해온 플라스틱 포장의 이점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플라스틱은 우리에게 이롭고 소중한 재질입니다."

재활용되는 재질들이 바이러스를 되레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비닐 쇼핑백 사용 금지나 철회되었고, 벌금도 면제되었다. 플라스틱 업계는 더 많은 금지 정책의 폐지를 위해 로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새로운 기회의 창을 제공했지만,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더 많은 플라스틱이 환경으로 유입됨에 따라 폐기물에 대한 압력이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메랄드의 켈리 CEO는 "코로나로 인해 1회용 포장 문제가 완전히 없어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는 우리 포장재가 재활용될 수 있다는 거짓 주장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네슬레, P&G, 월마트 등 그들의 고객사들과 협력해 새로 개발한 정교한 분류기가 유연한 포장재를 발견해서 재활용 통으로 보내게 함으로써 별도로 수거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네오스와 실드에어 등 포장재 회사들은 코로나로 인해 화학적 재활용 기술에 대한 투자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화학 물질이나 열을 사용해, 현재 재생 불가능한 플라스틱을 분해하여 식품 포장에 사용될 수 있을 만큼 깨끗한 새로운 재료로 바꾸는 기술이다.

‘디자인에서부터 폐기까지 제품 생산을 안전하게’를 모토로 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인 제품생산 책임 연구소(Product Stewardship Institute)의 스콧 캐셀 소장은 "플라스틱 산업이 지금 코로나로 인해 반짝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것이 마지막 숨일 것"이라고 경계했다.

"플라스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데에는 이미 충분하고 큰 근거가 있고 그것이 전염병으로 인해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홍석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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