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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국 흑인 사망

플로이드 사망 연루 전 경찰 3명 보석금 내고 ‘자유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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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미네소타주 헤네핀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에서 공개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연루 전직 경찰관들의 죄수복을 입은 모습. 왼쪽부터 데릭 쇼빈, 알렉산더 킹, 토머스 레인, 투 타오. AP 캡처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촉발한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사망 사건의 피의자 4명 가운데 3명이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들은 약 9억원 상당의 보석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플로이드를 과잉 진압하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관 중 한명인 투 타오(34)가 전날 보석금 75만달러(약 8억9800만원)를 내고 감옥에서 풀려났다. 앞서 알렉산더 킹(26)과 토머스 레인(37)도 75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각각 교도소를 빠져나왔다.

이에 따라 플로이드의 목을 8분가량 무릎으로 눌러 사망에 이르게 한 데릭 쇼빈(44) 외에 현장에 함께 있었던 경찰 3명 모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됐다.

타오는 지난달 25일 경찰 동료였던 데릭 쇼빈(44)이 플로이드를 진압하는 동안 주변을 경계하며 살해를 방조한 혐의(2급 살인·2급 살인 공모 등)로 재판에 넘겨져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 당시 킹과 레인은 수갑이 뒤로 채워진 채 바닥에 엎드린 플로이드의 등과 발을 누르고 있었다. 타오는 오는 9월11일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같은 주(州) 램지 카운티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쇼빈은 법원으로부터 125만달러의 보석금을 책정받았으며,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보석금은 100만달러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플로이드 사망 이후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 반대 시위 불길은 뜨겁다. 경찰개혁안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다. 외신들은 최근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전개 과정을 간략히 정리했다.

외신에 따르면 5월25일 경찰이 목을 누르는 동안 “숨을 쉴 수 없다”고 작은 소리로 말하다가 곧 플로이드의 몸이 축 늘어지는 충격적인 장면을 행인이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파문은 시작됐다. 다음날 사건이 일어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가 시작됐고 사건에 연루된 경찰 4명은 즉각 해고됐다.

분노한 시위대는 미니애폴리스 경찰서 주변을 점거했고 경찰은 시위대를 막기 위해 최루탄, 플라스틱 총알 등을 사용했다. 시위는 폭동으로 번지기 시작해 일부 시위대가 인근 매장을 약탈했다. 5월29일 시위는 뉴욕시와 애틀랜타, 워싱턴DC로 확산했다. 31일에는 수만 명의 미국인이 미국 전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폭동은 계속됐고 십여 개 주에 주 방위군이 소집됐다.

6월1일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나이로비 등 다른 나라와 도시들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퍼져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경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백악관 근처 세인트존스 교회를 방문했다. 이를 위해 경찰이 최루탄 등을 사용해 평화적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여론에 힘입어 6월3일 쇼빈의 혐의가 2급 살인으로 격상됐다. 동료 경찰 3명은 2급 살인 방조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날 뉴욕주 버펄로 경찰이 시위 현장에서 75세 노인을 땅으로 밀쳐 넘어뜨리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설정일 수 있다’고 주장해 뭇매를 맞았다. 이들 경찰도 정직 처분을 받았다. 워싱턴DC 시장은 백악관으로 통하는 거리 바닥에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문구를 그렸다.

6월8일 고향인 텍사스 휴스턴에 열린 조지 플로이드의 추도식에 수천 명의 조문객이 모였다. 민주당 대통령 예비 후보인 조 바이든은 플로이드의 가족과 만나 위로를 전했다. 이날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의사당에 약 9분간 ‘침묵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벌였다. 민주당은 이날 경찰개혁법안을 내놨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 여파로 영국 정부는 6월15일 교육, 보건, 형사 사법에서의 인종차별에 관한 정부 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노예해방기념일인 이달 19일에 콜로라도주는 경찰관의 면책특권을 박탈했다.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99년 전 백인우월주의 집단인 큐클럭스클랜(KKK)이 흑인 약 300명을 살해했던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코로나19 이후 첫 선거 집회를 열었지만, 객석은 3분의 1밖에 채우지 못했다.

6월24일 미 공화당이 독자적으로 마련한 경찰개혁 법안이 상원에서 부결됐다. 인권 지도자들, 활동가 단체들, 그리고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이 개혁안이 부실하다며 통과를 저지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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