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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안희정·오거돈·박원순… 2년새 與단체장 3명 성추문으로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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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숨진채 발견된 인구 1000만 서울시 수장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오전 10시 44분쯤 서울 가회동 관사를 나선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검은 모자에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색 배낭을 멘 차림이었다. 그의 모습은 약 9분 뒤 성균관대 후문 와룡공원 주변 CCTV에 다시 등장했다. 살아서 영상으로 포착된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로부터 약 13시간 만에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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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서울시장공관 앞 폴리스라인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서울시장공관 앞에 경찰관들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오후 경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박 시장은 전(前) 비서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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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의 마지막 하루는 평소와는 달랐다. 보통 아침 일찍 출근하는 박 시장이지만, 이날은 새벽부터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고 공관에 머물렀다고 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일부 소셜미디어 계정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9일 오전 10시 40분, 서울시청 기자단에 '박 시장 오늘 일정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당초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시장실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지역균형발전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님이 건강상의 이유와 최근 일정이 많다는 이유로 취소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이날 공식 일정 외에 정세균 국무총리와 총리공관에서 점심 약속도 잡혀 있었다. 하지만 박 시장이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힘들어서 죄송하다"며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오후 5시 17분, 박 시장 딸이 112로 전화를 걸어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지금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동통신사 협조를 얻어 박 시장 휴대전화 위치를 조회했다. 오후 2시 42분 와룡공원에서 마지막 통화를 한 것으로 나왔다. 같은 장소에서 CCTV에 찍힌 지 네 시간 가까이 지나서였다. 그리고 오후 4시쯤 북악골프연습장을 마지막으로 그의 휴대전화 신호는 끊어졌다. 전화기가 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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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공원에서 골프연습장까지 길을 따라 이동했을 때 거리는 약 2.3㎞. 걸어서 3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두 장소는 모두 북악산 자락과 맞닿아 있다. 경찰은 오후 5시 30분부터 두 장소를 중심으로 경찰 인력 580여 명과 수색견 8마리를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고, 자정을 약간 넘긴 시각 수색 현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시장 수색 작업이 시작된 직후 "8일 오후 박 시장의 성(性) 비위 관련 고소장이 접수됐다"고 언론에 확인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박 시장을 상대로 한 미투 폭로가 나왔으며, 피해 여성은 박 시장 비서를 지낸 7급 공무원"이라며 "피해 여성은 박 시장 외에 다른 서울시청 직원으로부터도 성폭행 또는 성추행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전날까지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봤고, 별다른 이상 징후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을 방문, 이해찬 대표와 40여분간 부동산 관련 논의를 했다. 이 만남을 먼저 '긴급 요청'한 것도 박 시장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때까지만 해도 박 시장에게 별다른 이상 기류를 느끼지 못했다"며 "당시까지는 자신에게 미투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고 했다. 박 시장은 그날 저녁 늦게 측근들과 만난 뒤 서울시장 공관으로 귀가했다고 한다.

박 시장을 둘러싼 여자 문제와 관련한 소문은 2015년에도 있었다. 소위 '지라시(정보지)'를 중심으로 "박 시장이 아내와 별거 중이고 다른 여자와 관계가 있어 대선 후보로 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여성에 대한 정보도 나돌았었다. 박 시장과 민주당은 당시 이 같은 내용을 야당의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가족에게 씻기 어려운 고통과 상처"라고 반발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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