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을 방임·묵인했다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서울시 관계자들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17일 오후 고발인인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가 조사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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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방임·묵인했다며 서울시 관계자들이 고발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 강용석 변호사는 17일 오후 3시10분쯤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았다. 강 변호사는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에게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했음에도 여러 관계자들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성범죄 방조가 아니라 은폐 또는 공범까지 추정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는 비서실로 들어온 게 아니라 산하기관 소속이었다. 비서실은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피해자에게 연락해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비서실이 누가 가장 시장 마음에 들만한 스타일인지를 알고 골라서 연락한 것”이라고 했다.

강 변호사는 “한국여성의전화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가 속옷 수발도 다 했다고 한다. 이건 남편에게도 잘 안 하는 일이다. 속옷 수발을 여비서에게 시키는 서울시의 사고방식도 이해가 안 된다. 이 카르텔에 관여한 비서실 직원들을 전부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수사기밀 유출과 관련해서도 드러나는 사실이 생기면 추가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가세연은 지난 10일 서정협 행정1부시장 등 서울시 전·현직 부시장과 비서실 관계자 등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가세연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은폐를 위해 오 전 시장에게 피해를 당한 여성을 부산시에서 서울시로, 다시 통일부로 전보하는 데 관여한 부산시·서울시·통일부 관계자들 역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단체 등에서 추가로 제시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며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임·방조가 직무유기 등 현행법에 저촉되는지와 압수영장 발부 등 강제수사가 가능한지 등에 대해 검토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보라·이창준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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